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린 열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린 열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약 1억 300만평 규모의 전국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군사시설 인근에 있다는 이유로 건축물 용도변경 등에 상당한 불편함을 겪었던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이 군사 지역의 효율적 관리와 지역개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다섯 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주민 수요를 검토해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가 해제하기로 한 군사보호시설은 약 1억300만평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데에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지역개발 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보호구역 인근 지역의 경우 높이 제한 등 규제에 걸려 건축물의 신축, 증축, 용도변경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민들과 해당 지자체의 민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민원이 있는 지역 등을 위주로 보호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해 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군과 지역의 ‘상생’을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산민간공항이 추진되는 서산을 찾은 것도 이러한 기조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서산민간공항은) 공군 활주로를 민간 활주로로 활용해 2028년까지 민간공항 문을 열 계획”이라며 “서산민간공항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가안보와 지역 경제가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지역은 △군 비행장 주변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접경지역 △민원이 있는 지역 등이다. 군 비행장 주변 보호구역의 경우 서산을 포함해 7개 지역 287㎢ 규모로 기지 방호에 필요한 최소 범위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행안전구역별 제한고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 협의 없이 건축물의 신축이나 증축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논산에 ‘국방산업 특화 클러스터’ 조성

철원 등 4개 지역의 접경지역 38㎢에 대해선 군사기지·시설유무, 취락지역·산업단지 발달 여부 등을 고려해 군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보호구역을 해제한다. 민원이 있는 보호구역은 평택고덕국제신도시 내 초등학교 부지, 세종시 연기비행장 등이다. 보호구역해제를 통해 고덕신도시 내 초등학교는 올해 9월 개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세종시 연기비행장은 2025년 조치원비행장으로 통합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보호구역을 선제적으로 해제하겠다고 했다.

또한 보호구역을 해제하기 어려운 파주 등 4개 지역 103㎢ 구역에 대해선 일정 높이 이하 건축물 신축 등에 대한 군 협의를 생략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보호구역이 해제된 것과 같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남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 국방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충남 천안·홍성에 미래 모빌리티 산업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논산을 국방산업 특화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국방산업 특화 산업단지의 경우 올해 내로 부지 조성 및 설계에 착수해 2026년 공사에 착공한다. 아울러 충남에 국방미래기술연구센터를 건립해 국방산업 지원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렇게 산업단지를 지정해도 단지 설계와 부지 조성 공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선 매우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 부지 조성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기업이 토지를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기업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아산에 경찰병원을 건립해 충남 지역의료 체계를 보강하고, 충남대 내포캠퍼스를 신설해 미래첨단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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