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 장소로 전라남도를 찾았다. 지난 1월부터 약 두 달간 열린 민생토론회가 호남에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발굴이 목표라는 대통령실의 설명과 달리, 그간 민생토론회는 관권선거 논란에 이어 지역 차별 비판까지 직면해야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전남 방문은 이러한 비판을 일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4일 전라남도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호남은 지금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며 “이에 맞는 발전 방안을 찾아 속도감 있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2024년 정부 업무보고를 겸한 민생토론회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업무나열식 보고가 아닌,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당초 수도권에 집중됐던 토론회는 지난달 13일부터는 비수도권까지 확장됐다. 영남과 충청, 강원 등 전국 각지를 다녔다.

하지만 민생토론회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특히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각 지역을 찾아 ‘정책 보따리’를 풀어낸 것은 곧장 총선 개입이라는 비판에 부딪혔다. 논란은 민생토론회가 열리는 ‘지역’을 두고서도 불거졌다. 수도권·영남 등 ‘격전지’를 중심으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름만 민생토론회인 사실상의 관권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은 호남 홀대론으로도 이어졌다. 열아홉 차례 토론회 과정 중 호남에서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일정이라는 게 물론 모든 지역에 다 가면 좋지만 그럴 수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최대한 모든 지역에 있는 국민 여러분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 호남 ‘애정’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이날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광주지방검찰청에 근무했던 시절을 공유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2005년 광주에서 떠날 때 대표로 전별사를 했는데, 전별사를 다 읽지 못할 정도로 호남에 많은 정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마음으로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2023년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모든 정부 구성원과 함께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호남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도 내놓았다. 광주-영암 간 47km 구간에 약 2조6,000억원 예산을 투입해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광주-강진 고속도로에 이어 예비타당성조사 중에 있는 강진-완도 고속도로 건설 속도를 높이고,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전라선 고속철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고속교통망이 확충되면 전남 남해안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전남 관광과 미래산업 발전에 큰 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남의 산업 인프라를 혁신하고 우주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광양항에 추진 중인 7,000억 규모의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통해 물류를 효율화 시키고 핵심 장비의 국산화를 통해 관련 산업도 함께 육성하겠다”며 “고흥 발사체 특구에 민간 발사장과 조립동을 구축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원활하게 상업적 발사를 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차전지와 콘텐츠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큰 광양과 순천에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며 “무안과 함평 지역에 AI 기반의 첨단 농축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농축산업의 첨단 산업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저는 선거 때부터 호남이 잘되어야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호남 발전의 의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를 인용하며 “이러한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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