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존하는 시스템이 무너졌다.”배우 조민수는 한국 영화 속 성(性)불균형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소재와 장르의 획일화’가 여배우들의 설자리를 잃게 한다고도 지적했다.조민수는 1986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32년 차 중견 배우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코미디, 드라마, 멜로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2012년 영화 ‘피에타’(감독 김기덕)로 베니스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고 제29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그러나 조민수는 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는 흥행이 안 된다?’ 영화계의 오랜 속설 중 하나다. 제작비를 회수해야 다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구조의 상업영화 산업에서 작품의 흥행 여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여성이 주연을 맡은 다수의 작품들이 참패를 맛봤고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는 흥행에서 불리하다’는 인식이 충무로에 자리 잡았다. 이는 여배우를 내세운 기획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하지만 어쩐지 이상하다. 남성 주연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면 성별을 근거로 들지 않지만 여성 주연 작품은 부진의 이유로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OO 씨의 처, OO 씨의 모, 임산부, 여자 시체1, 룸살롱 마담…. 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 속 등장한 여성 배역이다.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에는 남성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도 질적으로 하락했다. 많은 영화에서 남성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동안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여성들은 무기력했고 성(性)적, 살인 도구로만 소비됐다.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은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현장 취재를 통해 광주의 참상을 전 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여성 앙상블은 팔리지 않는다는 게으르고 멍청한 생각을 하는 인간들 때문이다.” (케이트 블란쳇)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영화 ‘오션스8’ 개봉 후 가진 인터뷰에서 “주연이 전부 여자로 꾸려진 영화가 왜 이제야 나왔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지난달 13일 국내에서도 개봉한 ‘오션스8’은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여성 버전 영화다. 다이아몬드를 노리는 여자 도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케이트 블란쳇 외에도 산드라 블록, 앤 해서웨이, 사라 폴슨, 헬레나 본햄 카터, 리한나 등 할리우드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피해자들에게도 과실이 있다.” 김성훈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선고(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보다 줄어든 형량을 선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672억원을 가로챈 피고인에겐 너무나 가벼운 형량인 반면, 평생 모은 재산을 잃게 된 피해자들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결과였다. 유사수신사기 피해자들은 범죄를 당했음에도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고 토로한다. 이는 법원도 마찬가지. 김성훈과 지점장들이 실형을 선고받기까지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을 거리에서 싸워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피해자들은 서로 뭉쳐 사기 집단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같은 피해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는 김성훈 대표가 구속기소 된 2016년 9월부터 김성훈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지난해 9월까지 지속됐다. 항소심 선고가 있기 직전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김 대표에게 더 이상 (풀려날)가망이 없다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의 수사는 이전과 달리 상당히 좁혀오고 있었고, 일부 모집책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 구제에 협조하기도 했다. 둘로 나뉘었던 피해자들의 반응은 극과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권력이라는 것은 전부 돈으로 사는 거야. 적당히, 꾸준히 먹이다 보면 돈이 마약이 돼. 여기 장부에 이름 적힌 놈들. 다 내 개야.” -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마스터〉 한 대목.조희팔 사건이 세간에 충격을 줬던 또 다른 이유는 수사기관들이 뇌물을 받고 범죄 일당의 뒤를 봐줬다는 점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사과 및 책임론도 제기됐지만 검·경 중간간부들만 형사처벌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충격 효과가 미미했던 탓인지 판박이 같은 사건이 또 터졌다. IDS홀딩스 사건에서도 경찰들의 비호 행위가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김성훈 대표가 첫 재판을 받을 당시 IDS홀딩스는 더 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어 돌려막기로 고소인들에게 변제를 해줬다. 이로 인해 불구속 재판을 받던 김성훈 대표는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김 대표가 재판 중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보도는 2015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들도 진정서를 제출하며 수사를 촉구했지만, 검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만약 수사 당국이 이를 막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이 사건은 검찰이 피해자들에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피해자들은 어떻게 유사수신 사기에 휘말리게 됐을까. ‘FX거래마진’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투자방식에 선뜻 돈을 내놓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자녀들 학자금과 결혼자금, 사업 및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당연히 사기는 물론 손해를 볼 것이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김성훈 전 대표의 말에 혹한 것일까. 피해자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한 피해자들… ‘왜’앞서 설명했듯 현재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IDS홀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IDS홀딩스는 2010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2014년 9월 김성훈 IDS홀딩스는 대표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피해액은 672억원. 상당한 액수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2년 후인 2016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항소심 형량과 같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던 1심 보다 줄어든 형량이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2016년 9월 김 대표는 또 다시 기소됐다. 이번에는 피해액이 1조960억원으로 불어났다. ‘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의 모바일 기대작 이카루스M이 초반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매출 10위권(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든 것. 출시 초기 반짝 열풍일수도 있지만, 유저들 사이에선 나름 매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카루스M, ‘보는 재미’는?최근 모바일 게임의 트랜드는 ‘보는 게임’이다. 즉, 유저들이 몇 번의 터치와 결제로 자신들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게임이다. 물론 지갑을 열면 열수록 캐릭터의 활약상은 더욱 돋보인다.이는 상술, 양산형 게임이란 비판을 받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이런 건물주는 거의 없을 거다. 나가라고 ‘강제 집행’을 12번씩이나 한 사람도 없을 거다.”서울 서촌 일대에서 지난 2014년부터 발생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9년 만에 건물에서 쫒겨난 ‘궁중족발’ 윤경자 사장은 건물주에 대해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전무후무 할 거다”라며 이 같이 표현했다.윤경자 사장 부부는 2009년 봄 서촌 음식거리에 ‘궁중족발’이라는 간판을 달고 가게를 열었다. 족발 가게를 열기 전 윤 씨 부부는 25년간 살았던 서촌 일대에서 분식집 2년, 실내포장마차 7년을 운영하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소규모 자영업자 위기의 원인을 놓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보수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여당은 임대료와 로열티 등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략에 따른 명분싸움일 뿐, 전문가들과 소상공인들은 복합적 요인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먼저 자영업자의 수입 측면을 살펴보면, ▲장기 저성장과 ▲과도한 경쟁, ▲대기업의 상권침해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저성장에 따른 소비감소는 주로 내수 소비시장에 진출해 있는 자영
[시사위크=김민우·은진 기자] 자영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은 있을까. 당장 가능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상가법)이 1순위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소상공인들은 “(상가법) 개정안이 만들어졌다는 건 현행법 자체가 불평등하고 부조리했기 때문”이라며 법안 통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하지만 입법 주체인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대한 빨리 상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이견이 없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차가 확연하기 때문이다.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가법 개정안은 24개다.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25만3,000명이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들 가운데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인원수다. 올해 5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이 늘었다. 청년 전체(330만1,000명)에서 7.7%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시작된 2004년 5월(26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겪었던 2009년 7월(7.0%)보다 더 높았다. 해당 자료를 공개한 통계청은 청년층의 일자리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오죽하면 청년들이 학교를 나와 공사판으로 뛰어들겠느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구직자. 여선웅(36) 전 강남구의회 의원은 자신의 근황을 한 단어로 설명했다. 6·13 지방선거 이후 오랜만의 휴식을 맞았지만, 마냥 손을 놓고 지낼 수는 없었다. 미래가 불투명했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고, 공직이나 민간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도 자리가 많지 않다. 선택의 폭은 좁은데 감내해야 할 부분은 컸다. 선출직에서 고배를 마신 뒤 찾아오는 공백기는 청년 정치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현직에 있을 때도 어려움은 있었다. 연장자를 우선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선출직에 당선된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디지털 성범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피해자와 직접 마주하고, 수사 및 상담 지원을 돕고 있는 이들은 한 목소리로 ‘플랫폼 규제’를 말하고 있다.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한 피해자는 계속 발생한다고 주장한다.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를 방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고 사회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전문가들을 만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을 짚어봤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산업 규제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디지털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고통은 평생 지속된다. 불법촬영물의 완벽한 삭제가 불가능한 인터넷의 특성 탓이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문제 개선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재배포의 공포’… 영상 삭제한다고 문제 해결될까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피해는 평생 지속된다. 인터넷의 빠른 전파성으로 영구 삭제는 불가능하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불법촬영물의 원본을 삭제해도 복사본의 유포는 계속될 수 있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디지털 성범죄는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가해자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개선은 미미하다. 이는 ‘돈을 버는 자’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영상을 통해 누군가는 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 사업자, 피해자 영상으로 떼돈 버나디지털 성범죄는 성인사이트, P2P 사이트, 웹하드, 커뮤니티,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주된 경로는 유통 경로는 P2P 사이트 등 성인물을 게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문제는 이를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수요가 없으면 공급되지 않는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도 마찬가지다. 불법 촬영물을 올리는 가해자가 있다면, 그것을 소비하는 가해자도 존재한다. 단, 이들이 범죄자는 아니다. 단순 소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소비’는 누군가가 영상을 찍게 하고, 판매를 부추기는 행위다. 피해자에겐 유포하는 이도, 보는 이도 같은 가해자일 뿐이다.◇ ‘피해자’ 존재하는 영상 알면서도 ‘클릭’# “몇 달 전 텀블러라는 사이트를 통해 200~300개 정도의 몰카 영상을 구매했습니다. 판매자가 잡혀가면 저도 잡혀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