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통합'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 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통합'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의 ‘보수 통합’에 딴지를 걸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통합’에 대한 비판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7일 “황교안 대표가 어제(6일), 장병 갑질 장군 영입에 대한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묻지 마 보수 통합’을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교감이나 소통도 생략한 일방통행식 뚱딴지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황 대표를 겨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추진한) 공관병 갑질 인사 영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질문에 대답이 ‘묻지 마 보수 통합’이라는 것에 지극히 유감”이라며 “폭탄이 터지면 더 큰 폭탄을 터트리는 시선회피용 폭탄 던지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해식 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황 대표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행보를 하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보수 통합과 관련한) 객관적 상황이 변화한 것도 아니고, (황 대표) 스스로 착실히 준비해온 것도 아니어서 황 대표의 회견은 급조된 것이 드러나고 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재앙 수준의 인재 영입과 당내 쇄신 요구로 수세에 몰린 황 대표가 국면 전환이 시급해 언론 주목을 끌고자 하는 ‘정치 쇼’에 지나지 않았다”라면서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 제안을 깎아내렸다.

◇ 딴지 거는 속내

민주당은 왜 ‘보수 대통합’을 평가절하 한 것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보수 정당 통합과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당·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 보수 정당 통합과 관련한 가장 큰 걸림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이다.

먼저 한국당은 내부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할지에 대해 결론 짓지 못했다.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것과 대조된다. ‘보수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아직 통합 보수 정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경쟁자 견제 차원에서 ‘보수 대통합’을 평가절하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격언처럼 셋으로 나뉜 보수 정당이 하나로 뭉치면 민주당에 위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선거를 다섯 달 앞두고 이제 실현 가능성 낮은 정계개편에 매달리는 제1야당의 행보가 참으로 딱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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