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EU에서 심층심사에 돌입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EU에서 심층심사에 돌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EU가 1단계 심사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2단계 심층심사에 돌입했다.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결합 심사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7일 2차 심층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U의 기업결합 심사는 예비협의를 거친 뒤 본 심사가 이뤄지며, 본 심사는 다시 1차 일반심사와 2차 심층심사로 나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EU 기업결합 심사는 지난 4월부터 예비협의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본 심사에 돌입한 바 있다. 하지만 1단계 일반심사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보다 엄격한 2차 심층심사에 돌입하게 됐다.

EU는 이 같은 결정과 함께 양사의 합병에 따른 우려도 나타냈다. 업계 내 경쟁구도를 무너뜨리고 고객사들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가격 상승, 혁신 감소 등의 부작용이 우련된다는 것이다.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세계시장 1·2위에 해당하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에 있어 중대 관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대체로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실제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 이어 EU에서도 독과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밝았던 전망에 금세 먹구름이 끼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심층심사까지 거치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지만,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며 “EU는 최근 대형 크루즈 조선사 합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의 기업결합 2차 심층심사는 내년 5월 7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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