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호소 담화문 발표, “메르스 사태와 같은 실패 반복돼”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는 3일 2019-nCoV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제4차 호소 담화문을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의사협회(KMA)가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정부의 대처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내 최대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이하 협회)는 3일 협회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4차 호소 담화문’을 발표했다.

최대집 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어제(2일) 발표한 조치만으로는 국민 건강과 안전 지키기에 역부족”이라며 중국 전역을 상대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협회가 발표한 제4차 호소 담화문의 주요 내용 및 제안 사안은 총 4가지다. 협회가 제안한 사안은 △현재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중국의 위험지역을 전역으로 확대할 것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할 것 △감염병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등의 개정 작업을 민관합동으로 조속히 진행할 것 △감염병 관련 모든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 정확한 공개 및 소통시스템 구축과 정상화 권고 등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2019-nCoV 감염 폐렴 사태와 관련해 “2주 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은 오는 4일부터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날 호소문 발표를 통해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꼬집었다.

최 회장은 “감염 방역의 첫 번째 중요 원칙은 유입 차단”이라면서 “이미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현재는 전체 발생자의 약 40%가 후베이성 외 중국 지역에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더 늦기 전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일 오전 10시 기준, 중국 내 2019-nCoV 감염 확진자는 1만4,489명, 사망자는 361명에 달한다. 이 중 우한 지역 외 2019-nCoV 감염 확진자는 5,415명(37.4%)에 달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게 협회 주장이다.

또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 ‘경계’ 수준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지난 1일 담화문을 통해 동일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함을 강력히 제안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현 상황은 정부의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기준에 따르면 해외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됐으므로 적색(red)으로 구분되는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며 “이는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측에 “즉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 2019-nCoV 확산을 막기 위한 범정부적인 총력 대응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요구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의 소통 부재 △비밀주의 폐쇄 행정 △뒤늦은 정보 공개를 우려하면서 질타했다.

최 회장은 “최근 방역책임자가 ‘자칫 몇 미터 이런 기준(접촉기준)을 세우면 현장이 기계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세부적인 접촉기준 제시에 반대하고 확진자의 구체적인 이동 동선을 밝히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며 “이는 위기관리 대국민 소통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전수조사 시행 관련 정보 부재, 공중보건 위기대응전문가 부재 등 메르스 사태와 같은 실패의 반복 및 방역예방관리체계의 실패가 지속되고 있다”며 “심각하게 방역예방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이같이 주장하는 이유는 2019-nCoV 감염 확진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9-nCoV 감염 확진자는 지난달 발병 초기 우한 내에서만 발생했으며, 그 인원도 4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2019-nCoV 감염 확진자는 1만5,000여명에 가깝게 늘었으며, 정부가 결단을 못내리는 사이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점차 늘고 있다.

한편, 우한 폐렴으로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361명이 사망해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사망자 수 349명을 넘어섰다. 우한시가 포함된 후베이에서는 사망자가 하루 만에 56명이 늘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