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0 08:18
[민주당 난국] 부동산 후폭풍에 도덕성까지 타격
[민주당 난국] 부동산 후폭풍에 도덕성까지 타격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7.1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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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10일 오전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10일 오전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에 휩싸여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멘붕’(멘탈 붕괴·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3명이 모두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몰락하면서 민주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최근 ‘인국공 사태’(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가 불거지면서 ‘불공정 논란’으로 여권에 대한 젊은층 민심은 들끓었다.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청와대 인사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다주택 보유 논란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성과로 여겨졌던 남북 관계도 파국 일로를 걷고 있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0%대로 내려앉았다. 1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 2주차(7~9일)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7%였다. 이는 전주(50%) 대비 3%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3월3주차 조사(49%) 이후 16주 만에 4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부정평가는 전주(39%)보다 5%p 올라 44%를 기록했으며 긍·부정률 격차는 3%p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1위는 부동산 정책(2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5%p 상승한 결과다. 뒤이어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1%), ‘전반적으로 부족하다’(11%), ‘북한 관계’(9%)가 그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박 시장 사건까지 터지면서 민심 이반은 물론이고 진보진영 전체의 도덕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에 떨고 있다. 민주화를 이끌어온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부패한 보수진영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자부심을 표출해왔다.

◇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분수령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4‧15총선 압승을 통해 획득한 176석으로 야당의 발목잡기와 상관 없이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서 주도권을 쥐고 주요 민생‧개혁 과제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심이 악화되면서 추진 동력 상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체적 난국에 휩싸인 지금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악화된 민심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폭발하게 되고, 재보선을 기점으로 여권은 하강 곡선을 긋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오거돈 전 시장과 박 시장의 후임자를 선출하게 될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지방 권력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당의 공격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고, 그 흐름은 2022년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1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전체적으로 진단과 반성, 국민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유상범 통합당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고인의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깊게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앞으로 그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충분히 밝혀져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또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만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4월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터졌을 당시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헌에 따라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무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원순 쇼크’로 충격에 빠진 민주당은 현재 박 시장 사망으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여러 현안들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라며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고 격노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 문제와 관련 “오늘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는 그런 내용과 관련해서 논의된 바가 없다”며 “사자의 명예와 관련된 건이어서 지금 개인적으로 답변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원내 당직을 맡고 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시사위크> 기자와 만나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무공천 문제에 대해 “지금은 모두 충격에 빠진 상태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 거론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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