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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채택‧자료 제출 거부… 국감 첫 날부터 곳곳서 '파열음'
증인 채택‧자료 제출 거부… 국감 첫 날부터 곳곳서 '파열음'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10.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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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열린 7일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회가 7일 21대 첫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첫발을 떼기도 전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이번 국감도 ‘맹탕 국감’, ‘정쟁 국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상임위의 증인 철회를 규탄했다. 류 의원은 “오늘 오전 10시 산자중기위는 2020년 국정감사 일반 증인 및 참고인을 변경해 채택했다. 지난달 24일 상임위 전체회의에 의결된 것과 달랐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얼마 전 삼성전자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며 “그런데 오늘 철회됐다. 증인을 신청했던 저와 아무 상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잡음은 다른 상임위에서도 흘러나왔다. 이미 국감 쟁점으로 예고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관련 증인을 두고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당이 요구한 증인 전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하지 못했다”며 “야당의 감사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냈지만, 추가로 당직사병이 고소해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을 불러야 한다는 의견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도 추 장관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아들을 수술한 정형외과 교수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데 대해 ‘동행명령서’ 발부를 요구했다. 해당 교수가 형사소송법 149조 ‘기밀 유지’를 이유로 불출석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위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체계 점검 필요성에 의해 요청했는데, 기밀 유지에 위배된다면 (출석해서) 답변을 안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소관 기관들이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자료 제출에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도 외교부가 ‘외교상 기밀’ 등의 이유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지적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논란을 비롯해 각종 정쟁이 국감을 휩쓸면서 ′민생국감′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 ‘정쟁국감’ 되풀이 조짐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논란을 비롯해 포털 사이트 외압 의혹,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벼르고 있었다. 반면 이를 정쟁으로 치부한 여당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왔다. 야당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 사전대책회의에서 “국감이 시작되지만, 정부‧피감기관의 부실 자료 제출, 제출 거부 그리고 민주당의 국감 증인 채택 거부 또는 채택된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부실 국감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지 못하면서 국감 파행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국감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공방으로 ‘민생국감’이 실종됐던 것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번 국감 때면 불거지는 ‘국감 무용론’을 이번에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남은 것은 여야의 ‘남 탓’ 뿐이다. 야당은 여당이 국감을 맹탕으로 만들고 있다는 데 비난 수위를 높였다. 허청회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여당은 차벽으로 국민 기본권을 막더니 이제는 증인채택 방해로 국민의 알 권리까지 차단하고 나섰다”며 “이후 벌어질 부실 국정감사의 모든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이를 야당의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감 이후의 시간을 벼르고 있는 눈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현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야당을 압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7일) 최고위원회에서 “국감이 끝나고도 야당의 추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곧바로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입법의 시간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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