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5 22:50
사면론 불발로 이낙연 ‘리더십 타격’
사면론 불발로 이낙연 ‘리더십 타격’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1.01.1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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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낙연 대표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철회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낙연 대표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철회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기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면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두 분의 전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라면서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당초 사면론을 제기하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설이 제기됐었다.

이 대표가 독자적으로 사면론을 띄운 것이 아니라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레임덕 위기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이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 대표를 통해 사면론 공론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와 같은 뜻을 밝힐 경우 이 대표가 ‘사면론 역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사면론’ 결국 이낙연 ‘독자 행보’?

그러나 문 대통령이 결국 ‘선 긋기’를 선택하면서 외형적으로는 ‘사면론’은 이 대표의 독자 행보로 결론이 나는 듯하다. 이 대표가 청와대와의 충분한 교감 없이 무리하게 사면론을 띄웠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이 대표가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사면론’ 공론화에 총대를 메고 나섰지만 이후 사면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자 문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사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며 “대통령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측에서는 사면론을 두고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사면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때가 되면 사면을 하겠다'라고 이 대표와 그런 논의는 했을 수가 있겠지”라며 “그러나 (자세한 내막은) 이낙연 대표만 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오늘 사면론에 관한 발언은 그동안 당내에서 논의됐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아직은 때가 아니고 당사자들의 반성과 국민적 동의가 전제될 때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당에서도 비슷한 스탠스를 가져왔기 때문에 오늘 문 대통령의 언급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사면론’ 관련 언급에 동조하고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면과 관련하여 더 이상의 논란은 소모적 정쟁만 증폭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제 더 이상 사면 관련 논란은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도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면론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국민적 공감대에 부응하는 국민 상식 맞춤형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중도층 공략을 위해 사면론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정치적 상처만 입게 되면서 향후 이 대표가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친문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사면론을 제기하자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면론’ 역풍은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이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난해 4‧15총선 직후에는 40%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의 지지율이 10%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이 대표가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하락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호남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광주를 방문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러나 일부 광주 시민들은 “이낙연은 이명박근혜 사면 완전 철회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사면론에 대해 당장 선을 그었지만 퇴임 전에 사면을 결단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이 대표에게 미칠 정치적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는 사면론으로 당장 정치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는 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지금은 아니지만 퇴임 전에 사면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면에 대해 완전히 선이 다르다고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결국 사면론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시기를 저울질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사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에만 골똘해서 그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나 다음 대선 때 이용할 중요한 이슈로 남겨둔다는 생각일 게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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