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최근 5년 서비스센터 7개점에 불과… 2018년 이후 증설 주춤
상위 5개 브랜드 서비스센터 증가율, 볼보·벤츠·아우디 순… BMW·폭스바겐 최저수준

/ BMW그룹코리아
BMW가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서비스센터 확충에 게걸음을 치고 있다. 사진은 BMW세종통합센터/ BMW그룹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최근 5년 사이 22% 이상 급성장하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는 고객들의 정비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비스센터 구축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업계 2위인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는 꾸준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서비스센터 증설 투자에는 다소 인색한 모습이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최근 5년 사이 서비스센터를 가장 많이 증설하고, 현재 가장 많은 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인 곳은 메르세데스-벤츠로 집계됐다. 벤츠는 지난 2016년 수입차 업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와 동시에 벤츠는 서비스센터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감행했다. 판매량이 많은 만큼 서비스센터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 것을 미리 예측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등 조치를 취한 모습이다.

벤츠는 지난 2016년 말 기준 51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했다. 당시만해도 BMW가 55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가장 많은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했으나, 벤츠는 무서운 기세로 서비스네트워크를 확장해 2018년 서비스센터를 64개까지 늘리며 BMW(당시 61개점)를 꺾고 센터 수에서도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벤츠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서비스네트워크를 강화해 2020년 말 71개점, 2021년 3월 기준 73개점을 운영 중이다.

벤츠가 서비스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늘려온 것에 반해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BMW는 이에 대한 투자가 다소 지지부진했다. BMW는 지난 2016년 말 서비스센터를 55개점을 운영했으며, 2017년 60개점으로 늘리며 5개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BMW는 2018년부터 서비스네트워크 확장에 다소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2018년 61개점 △2019년 60개점 △2020년 62개점 등으로 센터 확충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2개 지점을 더 늘려 64개점을 운영 중이지만, 최근 5년간 서비스센터 증가율은 수입차 업계 상위 5개 브랜드 중 최저 수준이다.

2016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수입차 상위 5개 브랜드의 서비스센터 증설률에서도 BMW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 이후 서비스센터 증설률은 △볼보자동차 86.6% △벤츠 43.1% △아우디 21.2% △BMW 16.4% △폭스바겐 16.1% 등 순으로 산출됐다.

수치상으로는 폭스바겐이 최하위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1%p 조차 차이를 보이지 않은데다, 연간 판매량 및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BMW의 센터 증설률이 가장 더딘 수준인 셈이다.

/ 자료: 각 사, 제갈민 기자
BMW의 최근 5년 간 서비스센터 증설률은 업계 상위 5개 브랜드 중 최저 수준이다. / 자료: 각 사, 제갈민 기자

뿐만 아니라 BMW 서비스센터는 같은 BMW그룹코리아 소속인 미니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곳이 총 22개점이나 존재한다. 현재 전국에 분포돼 있는 미니의 서비스센터는 총 26개점인데, 상당수의 센터를 BMW와 함께 이용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즉, BMW의 서비스선터를 이용하는 차량은 단순히 BMW 차량뿐만 아니라 미니 차량의 센터 이용도 감안해야해 BMW의 서비스센터 수와 증설률은 미니의 판매량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BMW와 미니의 판매대수 합계는 6만9,638대로, 신차 판매 기준 센터 1개점 당 평균적으로 약 1,000여대 수준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BMW는 앞서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달리던 2015년 당시, ‘연내 BMW와 미니 서비스센터를 합쳐 총 73개 센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으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한상윤 BMW코리아 대표이사가 2018년 5월쯤부터 잇따라 발생한 화재 리스크를 수습하느라 서비스센터 증설까지 돌볼 여력이 없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 2016년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국내에 차량 판매를 전혀 하지 못하거나 월 80여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시기에도 서비스센터를 적게나마 늘렸다. 이러한 모습은 BMW와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아우디는 지난 2016년 33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했다. 이후 2017년 디젤게이트 여파로 연간 판매량이 962대로 전년 대비 94% 이상 급감했음에도 같은 해 서비스센터를 2개점 늘렸다. 이어 △2018년 37개점 △2019년 38개점 △2020년 39개점 △2021년 3월 기준 40개의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폭스바겐은 2016년 기준 31개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을 이어왔으며, 단 한 대도 판매를 하지 못한 2017년에도 센터를 34개로 늘린 후 2018년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19년 말까지 총 38개점까지 확대했으나, 2020년 들어 서비스센터 통합 및 확장이전 등의 이유로 센터 수가 34개점까지 소폭 감소했다. 이후에는 다시 소비자 편의를 위해 올해 2개점을 늘려 36개점을 운영 중이다.

수입차 업계 중 유일하게 상위 5개 브랜드 중 비(非) 독일차인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2년간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판매량이 급등하자 서비스네트워크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볼보는 서비스센터가 2016년 15개점에 불과했으나,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나섰다. 2016년 이후 볼보의 서비스센터는 △2017년 20개점 △2018년 22개점 △2019년 24개점 △2020년 28개점으로 늘었다.

2021년 볼보는 판매 목표를 2020년 대비 17% 증가한 1만5,000대로 설정했다. 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판매량에 맞춰 고객들에게 최고의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네트워크 증설도 판매 성장에 웃도는 수치인 18%로 설정했다. 이에 김해·구리·서대구·서울 강동·강남 율현 등 5개 지역에 서비스센터 신규 오픈 및 일산 서비스센터를 확장 이전해 총 33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늘어나는 차량 등록대수에 맞춰 보다 전문적이고 신속 정확한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워크베이 20% 확충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6월 서비스 통합 브랜드 ‘서비스 바이 볼보’ 출시 당시에는 지속적인 질적 성장의 일환으로 2023년까지 1,500억원을 투자해 서비스센터를 총 52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의 판매대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사 차량을 선택해주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네트워크 구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서비스네트워크 구축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늘어난다면 향후에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