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 매각절차를 마치고 새롭게 출발한다. /뉴시스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 매각절차를 마치고 새롭게 출발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업계 2위 배달앱 ‘요기요’가 마침내 새 주인 품에 안겨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경쟁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손을 잡은 딜리버리히어로의 품을 떠나며 사명도 ‘위대한상상’으로 전격 변경했다. 배달앱 시장 환경이 여러모로 더욱 녹록지 않은 가운데, 혼란을 딛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나가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까스로 새 주인 맞은 ‘위대한상상’, 배달앱 업계 판도 ‘주목’

뜻밖의 풍파를 겪은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새 주인 품에 안겨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달 29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GS리테일로 구성된 CDPI(Combined Delivery Platform Investment)컨소시엄으로의 매각 절차를 최종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와 함께 사명도 ‘위대한상상’으로 변경했다.

위대한상상은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2011년 설립한 한국 자회사 알지피코리아를 모태로 두고 있다. 알지피코리아는 이후 배달앱 업계 2위로 자리매김한 요기요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또 다른 배달앱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인수했고, 2018년 12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배달앱 업계 전반의 성장과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해 말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 앞서 2019년 12월,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입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기업결합 심사에 나섰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공정위가 내건 조건은 다름 아닌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각이었다. 당시 핵심 화두로 떠올랐던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공정위가 둘 중 하나는 포기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던 셈이다. 결국 딜리버리히어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매각하고 우아한형제들을 품기로 결정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입장에선 난데없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이었다.

이렇게 매물로 나온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당초 몸값이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으며, 쟁쟁한 인수 후보 리스트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새 주인 찾기는 난항을 면치 못했다. 배달앱 업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지면서 선뜻 인수에 나서는 곳이 없었다. 결국 한 차례 매각 기한 연장이 이뤄진 끝에 GS리테일과 사모펀드가 뭉친 컨소시엄이 새 주인으로 결정됐다.

이처럼 위대한상상은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한동안 뒤숭숭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쿠팡이츠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거센 공세와 배달앱 업계 전반의 배달라이더 확보 전쟁 등이 더해지면서 한때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다졌던 요기요도 향후 입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상상의 당면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배달앱 업계 내에서의 경쟁력 회복 및 강화다. 경쟁앱인 배달의민족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하고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선도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사이, 요기요는 매각절차로 인해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매각 과정에서 배달앱 업계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인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도 중단하게 됐다. 이제는 매각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선 만큼 보다 적극적인 수습과 변화, 적극적인 공세가 요구된다.

두 번째는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이번 위대한상상 매각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대기업 GS그룹의 주요 계열사이자 편의점 GS25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의 참여였다. GS그룹 및 GS리테일과 요기요가 창출할 각종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이는 경쟁 배달앱에 맞서 요기요가 지닐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변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은 ‘위드 코로나’다. 위대한상상이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 본격 시행된 ‘위드 코로나’는 배달앱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음식점 영업제한이 대폭 완화되면서 배달앱에 쏠렸던 수요가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구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변수는 업계 전반의 지형을 흔들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뜻밖의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등의 풍파를 겪고 새 주인과 새 출발에 나선 위대한상상이 구겨진 자존심과 위축된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위대한상상의 행보가 배달앱 업계 전반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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