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이 후보의 아들 도박 의혹 관련 사과 발언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이 후보의 아들 도박 의혹 관련 사과 발언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들 이동호 씨의 도박 의혹 기사가 나간 뒤 4시간 만에 사과했다. 하지만 등 돌린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청년들은 도박과 함께 제기된 각종 의혹에 강한 반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 민주당의 해명 ‘눈 가리고 아웅’ 비난

이 후보는 17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 특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이 이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확인된 글에 대해 ‘가지 않고 썼다기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질문하자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2020년 3월 16일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기고 싶다’는 닉네임으로 특정 마사지업소가 위치한 지역과 상호 일부를 언급하며 “내상을 입었다” “다시는 안 간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 ‘내상 입었다’라는 표현은 ‘서비스가 낸 돈에 미치지 못했다’라는 의미의 유흥업계 은어다. 특히 해당 후기를 남긴 날이 친할머니 발인 다음 날 인 것으로 추측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해당 의혹이 제기된 16일 “이씨에게 확인한 바로는 성매매를 한 사실이 없다”며 “본인이 한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고, 하지 않았음에도 글을 올린 것에 대한 것도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에 원일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후기 글은 썼지만, XXX는 안 했다’ 민주당의 궤변을 듣다 보니, 이재명 후보가 어제 ‘선택적 사과’의 테크닉을 보여주고 나머지 불법행위 의혹 뒤처리를 민주당에 하명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비판했다.

윤영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부대변인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민주당 선대위의 성매매 의혹 해명’이라는 논평을 내고 “연애는 했지만 사귀지는 않았고,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라는 식의 국민을 조롱하는 민주당스러운 해명”이라며 “‘행위와 글이 왜 다르냐는 숙제로 남는 것’이라 했는데, 자가당착에 빠진 궤변으로 더러운 의혹을 대단한 과제인 양 포장하지 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 유권자 반응도 냉담… 사실 규명 요구

이번 사건과 관련해 20대 유권자 A씨는 “성매매 업소에 갔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냐”며 “그런 불법 업소는 안 간 사람이 위치를 알 수가 없다. 진짜 우연히 듣고 허세를 부렸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그렇다 해도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기에 그런 이야기를 듣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30대 유권자 B씨는 “도박은 의외로 20대 남자 중에는 하는 사람이 많다”며 “군대에 갔을 때 사설 토토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적 있다. 아마 이번에도 10만 원짜리 도박보다는 아버지가 경기도지사인데 아들이 그 지역 불법 업소에서 성매매했다는 게 경악할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도 “상습도박과 성매매 의심 사건으로 봐야 한다. 중한 죄이니 이재명이 아들뿐만 아니라 도박업체 관련자와 성매매 의심 업소 관련자부터 이용자까지 수사하라” “도박을 한 사람이 포커 하나만 했겠나, 아들이 바르게 커 줬다고 자랑스럽게 인터뷰하던데 이제 어떡하냐”는 등 다양한 부분을 지적했다.

특히 2020년 7월 이후 더 이상 포커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당초와 달리 또 다른 사이트에서 최근까지 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SNS에는 “아들이 지금 말을 못 하고 있는 것뿐이지 더 캐면 더 나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울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딸 안설희 박사와 화상 대화를 나눈 내용과 비교되며 '자식 농사라도 잘한 안철수를 뽑자'거나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족 리스크에 발목 잡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엮어 '둘 다 사퇴하고 홍준표 vs 이낙연 하면 안 되겠냐'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한편,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와 같은 여론에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를 바짝 추격한 상황에 터진 논란이라 국민께서 더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겸허한 자세로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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