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이은 러브콜에 ″헛된 꿈 꾸지 말라″며 일축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독자 완주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러브콜’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미 ‘독자 완주’의 의지를 밝혔고, 이를 번복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와도 맞물려 있다. 양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혼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안 후보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재난대응 재원 확보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의 단일화 제안에 “헛된 꿈 꾸지 마시라”고 말했다. 송 대표가 지난 26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연대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일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단일화 군불에도 요지부동이다. 그간 국민의힘 내에선 궁극적으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화든 합당이든, 되는 것이 대선 승리의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선 어떤 고려도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선을 그었다.

그간 안 후보는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내비쳐 왔다. 안 후보는 이날 역시 “제가 출마한 이유는 제가 당선되기 위해서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를 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간의 분위기는 안 후보의 기대와는 다소 어긋났다. 양당 후보에 가려 ‘박스권 지지율’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달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커지면서 그간의 지지율 판세에 균열이 생겼다. 이는 곧 안 후보의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7.3%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 대비 2.7%p 상승한 것이다.

◇ ‘후보교체’ 여론에 높아지는 기대감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치권에선 여야 후보들에게 실망한 표심이 ‘중도층’을 대변하는 안 후보 쪽으로 쏠린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정치적 색채가 다른 민주당이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결과적으로 이런 ‘중도층’을 노린 노림수라는 게 국민의당의 시선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의 중도 확장성을 누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러한 흐름에 국민의당 내에서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오면서도 내심 기대감도 묻어난다. 일단 두 자릿수 지지율까지 끌어올린다면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양당 두 후보들과는 다른 포인트에서 정책, 공약, 지역 행보를 해왔다”며 “거기에 양당 후보들의 가족 문제, 1일 1망언이라고 할 정도로 본인 스스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말이 복합돼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선 정국이 ‘비호감’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도 안 후보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대목이다. 아주경제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후보 교체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6.6%로 나타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70.4%가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야권 주자인 안 후보에게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후보 교체의 말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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