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경남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가운데 SNS에 사진을 공개했다./한덕수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경남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한덕수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고 양산 사저 주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 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에서 문 전 대통령 사저 주변 시위에 대해 방관한 것과 달리 한 총리가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통합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총리는 16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비공개로 50여 분간 진행된 환담 후 한 총리가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서 사저 앞 일부 욕설 시위대가 드러눕거나 몸으로 막으며 통행을 방해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그는 방문 뒤 본인의 SNS를 통해 “평산마을에서 소박한 일상 이야기와 함께 국내외 경제 상황의 어려움과 엄중함, 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 국제정세 등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며 “새 정부가 국정 운영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 부탁했고, 문 전 대통령도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을 곳곳이 집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며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는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 반목이 아닌 화합으로 사회는 발전한다”고 했다.

자유통일당 구주와 대변인 등이 지난 5월 20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인근 공터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자유통일당 구주와 대변인 등이 지난 5월 20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인근 공터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는 일부 극우 단체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온라인 후원을 받기 위한 자극적 행위를 밤낮으로 해 전국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가 계속되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에 진보 성향 유튜버들이 윤 대통령의 서초 자택 앞에서 보수 유튜버의 노골적 욕설이 담긴 양산 집회 영상을 대형 스피커를 통해 재생하는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한 총리의 문 전 대통령 예방과 시위 규탄 발언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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