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24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떠난다. 이번 순방의 키워드는 ‘자유와 연대, 경제안보와 기여외교’ 등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기초한 국제적 연대와 디지털, AI 등 미래 전략 산업 발굴, 진흥을 위한 경제 네트워크 확대에 초점을 둔다는 의미다. 

◇ 18일부터 5박 7일간 숨가쁜 일정 소화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5박 7일 일정으로 순방길에 오른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후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20일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이후 캐나다를 방문해 23일에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토론토 대학에서 세계적인 AI 석학과의 대담, 뉴욕에서 투자 유치,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다양한 경제 행사도 열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전체 순방 일정을 관통하는 3가지 키워드는 자유를 글로벌 사회에서 폭넓게 연대하고 경제안보를 확충하면서 앞으로 전방위 분야에서 기여외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자유와 연대, 경제안보, 기여외교”라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의 이번 일정에는 경제 관련 의제나, 관련 행사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전체회원국 정상 중 10번째로 기조연설을 한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는 북한 문제, 국제 현안, 한-유엔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 회담을 가진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안보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대통령실 등 정부가 IRA 적용 유에 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일 양자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끄는 의제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인해 경색된 한일 관계 회복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해법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방문 중 경제 행사도 예정돼 있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 한류공연과 중소기업 판로 확대 행사, 판촉전과 연계된 K-브랜드 엑스포 등이 기획 중이다. 김 1차장은 “북미 지역 기업의 한국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투자신고식, 북미지역 투자가 라운드 테이블도 준비 중인데 윤 대통령은 뉴욕에서 한국을 대표해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22일부터 1박2일 간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22일에는 토론토 대학에서 세계적 AI 석학과 대담을 하고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전문가의 조언을 청취한다. 23일에는 오타와에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트뤼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협력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 주요 생산국이며, 우리 기업도 배터리 분야에서 캐나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에 양 정상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협력과 캐나다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 자유·연대·경제안보·기여외교 

‘자유와 연대, 경제안보와 기여외교’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특히 드러날 예정이다. 연설의 핵심은 유엔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 연대의 확산과 디지털·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기여 외교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현재의 유엔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며, 2차 세계대전과 같은 큰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대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인권에 대한 탄압,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 위협과 같은 전통 안보 이슈 등이 유엔 결속을 위협한다고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우리를 괴롭힌 팬데믹 보건 안보 위협 △기후 위기와 그로 인한 식량·에너지 위기 △첨단 기술과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주요 국가들의 이해 갈등 △디지털 격차의 강화를 짚는다. 

마지막으로는 문화 결핍을 지적할 예정이다. 김 1차장은 “문화가 취약하고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일수록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문화 격차가 빈부격차와 삶의 질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간 취임사와 광복절 축사를 통해 제시한 자유의 확산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사회에서 함께 자유를 공유하고 존중하는 나라들과 연대해 글로벌 연대를 확대하자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자유가 위협받을 때 자유와 인권, 법치 등을 존중하는 나라들이 긴밀하게 연대하고 힘을 모아야만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추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분단국가로서 직면하는 전쟁과 핵, 인권에 대한 위협을 연대를 통해 평화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또 팬데믹 이후의 보건 위기, 기후변화 위기, 공급망의 경쟁, 디지털 격차, 문화 결핍 등 여러 문제에 대해 한국이 축적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유를 확대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하며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함께 평화와 번영을 함께 가꿔 나가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그동안 개발원조위원회 가입 이후 공적개발원조(ODA) 등 개발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ODA 지원액도 증액하겠지만 한국이 문화컨텐츠 강국이 됐고 ICT 정보통신 강국이 된 만큼 이를 구체화하고 관련국과 협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올 것”이라며 연설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