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의 한 상점 TV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화면이 나오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의 한 상점 TV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화면이 나오고 있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경제민생회의 생방송 중계에 대해 “만약에 평소에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면 대한민국 큰일난다”며 “너무 한가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우 의원은 신임 지도부 중심 메시지를 위해 그간 말을 아껴왔으나, 2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저히 이 상황을 가만히 볼 수가 없어서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가장 크게 다뤄진 LTV 50% 문제와 관련해 “한가해 보인다는 거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위기, 그래서 대한민국의 재벌 대기업들이 지금 사장단 회의 계속 소집하고 재무 담당자 모여서 계속 회의하는 이유가 뭐냐”며 “김진태발 자금 경색 가능성이다. 그러면 이 대책을 내놔야지 무슨 LTV얘기하고 있나. 대통령이 이렇게 경제를 모르는데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니 오히려 더 걱정이 커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제가 비대위원장 할 때 제발 정치 보복에 올인하지 말고 민생과 경제에 올인하라. 그리고 제발 좀 경제장관들 모여서 회의 좀 하라. 그 얘기를 제가 한 다섯 번 했다. 하도 안 하셔서 그랬다”며 “근데 지금 취임한 지 6개월 됐는데 이제 열한 번째 겨우 하셨다는 거 아니냐. 문제는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고 회의를 해서 대책을 내놓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 의원은 “결국은 비상경제회의라는 것은 이 비상한 상황을 진단하고 문제가 어디 있는지 그러면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각 부처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걸 논의해야한다”며 “그러면 지금 가장 큰 현안은 채권시장 얼어붙은 거 아니냐. 그 다음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해서 여러 기업들이 도산할 가능성이다. 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해서 대책을 내면 대통령이 ‘그럼 그렇게 합시다. 어느 부처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하는거죠”라고 원론적인 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근데 어제는 각 부처별로 그냥 쭉 PPT가지고 대통령한테 보고한 거 아니냐. 저런걸 보고회라고 한다”며 “지금 불안에 잠긴 국민들, 주식∙채권 투자하고 내 집 마련해서 떨어지냐 안 떨어지냐, 앞으로 집 어떻게 사지 이런 분들에게 볼 때는 너무 한가해 보이지 않았습니까? 비상하지 않고 한가해 보이면 비상회의가 아니다. ‘쇼하지 말라’고 하고 나서 쇼를 해버린 거다”고 윤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에 대한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앞서 윤 대통령은 27일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에 관해 “여러분이 보시고 미흡하다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리허설을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쇼를 연출하거나 이런 거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정부가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걸 국민들이 공감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주재한 80분 간의 경제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대부분의 국무위원과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와 같은 경제 회의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경제위기 상황에 민간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경제활성화 비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국무위원 간 토론하는 모습을 생중계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해졌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시간이 넘는 회의를 생중계한 후 지지율이 오른 적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이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야권에 “비상과 민생은 없고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80분 간의 정치 쇼” “지금까지 열린 11차례의 비상경제민생회의가 모두 이런 식으로 진행됐으니 경제와 민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대통령실은 “금리 등의 논의과정을 모두 알리는 것은 시장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도 있고, 회의 시간의 제약 등을 감안해 당장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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