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원투표 100%’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모습이다. 사실상 ‘윤심’을 얻은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대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 ‘김장연대’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권 주자들의 견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권 주자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약한 분들이 또는 전략적으로 어떤 연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김 의원의 경우 나 혼자 힘으로 힘드니까 누군가와 손잡고 영향력 있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당 대표 선거가 내년 3월인데 김장철은 지나버린다”라고 말했다.

그간 당내에서는 김 의원과 장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손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새어 나왔다. 그러던 지난 20일 장 의원이 주도한 포럼에 김 의원이 참석하면서 김장연대가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당장 장 의원은 전날(21일) 당 공부모임 국민공감 참여 후 기자들을 만나 “맞선 본 지 얼마 안 돼가지고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며 “커피도 먹어보고 영화도 같이 보고 밥도 먹어보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가능성을 딱히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연대의 신호로 해석이 됐다.

당내에서 이러한 ‘김장연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데는 이른바 ‘윤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바로미터’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경선 때부터 원조 ‘윤핵관’ 중 한 명으로 여겨진 장 의원과 손을 맞잡는 것 자체가 윤심이 김 의원으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 의원으로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 “이길 수 없다는 고백” vs “풍문에 발끈 자신 없다는 증거”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데이트는 제가 사실 전공”이라며 장 의원의 ‘제안’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김장연대가 당 대표다 이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화합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모멘텀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 의원에 대해선 “가진 역량이 굉장히 출중하다”며 치켜세웠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러한 ‘윤심 잡기’를 위한 연대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도 다분하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제가 분명히 하나 말씀드리고 있는 게 장 의원의 그런 발언은 전혀 윤심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윤심이 있다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해서 당이 분열되는 것을 대통령이 바라겠나”는 이유다. 아울러 윤 의원은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결선투표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대’의 필요성이 없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연대라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윤 의원은 “얼마나 못났으면 연대를 하나”라며 “자기스스로 자강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 김장연대설에 대해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를 이야기”라면서도 “만약 사실이라면 김 의원 혼자선 도저히 날 이길 수 없다는 고백”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사자인 김 의원은 오히려 “김장연대 풍문에 발끈하는 것이 자신 없다는 증거”라며 날을 세웠다. 사실상 이에 대한 비판을 앞세운 안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당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권력을 획득하고 국가 운영을 책임지는 조직”이라며 “독불장군 혼자 운영하는 정당은 민주적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불장군식으로 당을 운영하는 바람에 뜻을 같이했던 동지들이 당을 떠나는 ‘마이너스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포용력을 발휘해 모두 힘을 모아 당의 화합을 이끌어 나가는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 룰 개정을 위한 당헌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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