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의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당심을 얻지 못한 당 대표가 무슨 의미가 없냐며 이를 되받아쳤다. /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의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당심을 얻지 못한 당 대표가 무슨 의미가 없냐며 이를 되받아쳤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당원투표 100%를 반영하는 당헌 개정에 착수한 것을 두고 당내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100% 당원투표′를 반대해 온 안철수 의원이 ″골목대장 선거″라고 지적하자 당이 들썩이고 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당원은 못 믿지만 당 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에 대하여’라는 제하의 글을 게시했다. 김 의원은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라며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 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19일) 당원투표 비율을 100% 반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자 이를 반대해 온 안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를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차기 총선을 책임져야 할 당 대표에 대해 여론을 배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당 장악력보다는 인지도 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안 의원은 당헌 개정 논란의 불씨가 피어날 때부터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비대위는 당원 수의 증가 등을 이유로 들며 당 대표 선거를 ‘100% 당원투표’로 치르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그간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 세력이 힘을 실은 대로 된 셈이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의 비판에 곧장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책임당원이 80만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80만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이것은 누가 보아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부조화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100만 당원 중에 뽑는데 그게 어떻게 골목대장을 뽑는 것이겠나”라며 “그것이 어떻게 골대를 옮기는 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유 전 의원과 안 의원을 모두 비판한 셈이다. 그러면서 “민심을 왜곡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결국 당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넣어야만 본인들에게 승산이 있다는 은유적 표현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보조를 맞췄다. 이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에 나오실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이 지나면 (당원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분들을 친목회 수준으로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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