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 통보를 기점으로 대야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 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 통보를 기점으로 대야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대야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전면으로 드러난 만큼, 이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심산이다. 이번 사안이 민주당내 분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국민의힘의 공세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23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맹공’을 쏟아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본인 말 대로 책임 없으면 당당하게 밝히고 오면 되는 것이지 무슨 당 전체가 동원돼 야당 탄압이라고 이럴 일은 아닌 거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통보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경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뒤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봐줬다는 게 핵심이다. 이 대표는 그간 이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른 후원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민주당은 ‘정치적 수사’로 규정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과거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를 받았던 사안을 다시 꺼내 들어 야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강원도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노골적 야당 파괴”, “검찰 독재 정권의 실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야당 탄압’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일단 이 대표의 혐의가 짙은 만큼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냈다. “용도변경 조건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이익이 아닌 만큼 뇌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이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변호사인 분이 왜 이렇게 큰 실수를 한 지 모르겠다”며 “이건 제3자 뇌물교부, 뇌물수수”라고 단언했다. 

◇ 지지율 떨어지는 민주당

국민의힘이 이 대표에 대한 공세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을 수 있는 배경에 민주당 내 분란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의 소환 여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비명계를 중심으로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친명계는 ‘수사의 적절성’ 자체를 부인하며 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의 여론의 추이가 민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도 호재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11월 4째 주 51.3%를 기록한 이후 44.6%까지 떨어졌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하락세는 이어지는 추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이 계속 위축되고 있지 않나”라며 우려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선 ‘자신감’이 역력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무섭기는커녕 도리어 계속해서 민주당 대표를 하시는 것이 우리 당 지지율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께서 자신의 개인 비리에 대한 방탄을 위해 민주당 전체를 인질로 잡아 물귀신 작전을 쓰고 계시니 그분들의 심정이 오죽하겠나”라고도 지적했다. 

오는 28일 국회 회기가 잡혀있는 데다, 사실상 ‘불출석’을 시사한 만큼 이 대표의 출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외에도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산재한 만큼, 이를 마냥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장동, 백현동을 비롯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이 있는 상황에다 (국회) 회기가 계속되는 것도 아니니 마냥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야 공세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태원 참사 당일 닥터카 탑승 논란이 불거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강하게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이 사실상 의원직을 가지고 ‘갑질’을 했다며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와 신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이날 신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안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을 국정조사 증인으로 세울 것을 요구하는 등 이를 계기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주도권 잡기에도 힘을 쏟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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