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 출마자들의 ′수도권 출마론′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수도권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 출마자들의 ′수도권 출마론′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수도권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수도권 출마론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기 당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만큼, 험지로 평가되는 수도권에서 ‘전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약진세’를 보이는 김기현 의원을 견제하는 발언이다. 동시에 친윤 주자들 간 ‘각축전’이 예고된 만큼 이를 통해 판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권 주자인 안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수도권 출마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상현 의원께서 당 대표 후보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자는 제안을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으로 총 170석 이상을 하려면 우리도 수도권에서 정면승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출마론은 지난해 12월 28일 윤 의원이 운을 띄우면서 본격화됐다.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26일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의 ‘출마 선언’을 겨냥 “당 대표 후보라면 언제라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며 “수도권 승리의 보증 수표가 당 대표의 필요 조건”이라며 압박했다. 

그간 당내에서는 수도권 승리가 곧 총선 승리라는 인식이 꾸준히 공유돼 왔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불과 16석(서울 8석‧인천 1석‧경기도 7석)을 얻는 데 그치며 ‘총선 참패’로 이어진 전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MZ세대’와 ‘수도권’에서의 지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곧장 당내 뿌리 깊은 ‘위기감’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평가됐다.

윤 의원과 안 의원의 주장은 보다 적극적이다. 당 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휘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윤 의원은 “우크라이나처럼 지도자가 최전선에서 병사들을 독려하며 싸우는 나라를 이길 수 없다는 말에 100% 동의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를 실질적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공동선언문 작성’도 제안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출마 공동 선언문’에 직접 합의하는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누가 정말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앞장서는 인물인지 함께 검증해보자”며 “모든 후보님들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 당내선 ‘갑론을박’

윤 의원(인천 미추홀을)과 안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은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수도권 출마론’을 주장하는 데 있어서 부담감이 적다는 의미다. 이들이 노리는 바도 분명하다는 평가다. 당내 비수도권 유력 주자를 견제하는 동시에 전당대회의 초점을 ‘윤심’이 아닌 ‘총선’으로 이동시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가장 큰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 윤석열 대통령과의 ‘송년 만찬’ 이후 '분위기를 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지금 수도권 출마하고 안 하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총선을 이기기 위해선 뭐든 해야지 소소하게 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참 한가한 이야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도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지난번 선거 때 지역구를 많이 옮기는 바람에 우리가 자해행위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역구를 모두 옮겨라, 수도권으로 출마하라 이건 큰 선거를 앞두고 함부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전당대회 국면이 깊어질수록 수도권 출마론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오픈 마인드로 바라봐야 한다”며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윤계’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크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그 정도 애당심도 없으면서 무슨 염치로 당 대표를 맡으려 하는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