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출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출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 FC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소환 예정일인 28일에 출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여당에서는 검찰이 요구한 28일에 출석해야 한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의 출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따라서 다음 달에 이 대표의 검찰 출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또한 이 대표 측에 추가로 소환일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수사로 확보한 증거와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만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성남FC 광고비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 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그룹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용도변경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기업 유치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Q. 이 대표는 왜 28일에 출석하지 않나요?

A. 이 대표 측에서는 기존의 일정을 취소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성남 FC 사건에 대해 “잘 아시는 것처럼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이라며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이미 정해진 일정 등이 있고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당장 가기는 어렵다. 그 후에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식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검찰이 요구한 28일에 이 대표의 광주 방문 일정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날은 2022년 일몰법안 연장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검찰은 국회의 일정 등 최소한의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소환 통보했다. 통보와 동시에 언론에 흘려 ‘망신주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며 검찰 측의 일방적 통보에 반발했습니다.

Q. 이 대표의 28일 소환 불응에 대해 여당의 반응은 어떤가요?

A. 국민의힘 측은 검찰이 통보한 일정에 맞춰 출석하는 것이 ‘당당한 자세’라며 28일 출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경청 투어’라는 이름으로 전남·광주 지역을 방문하면서 28일 검찰 출두를 피할 거라는 보도를 봤다”며 “28일 본회의가 열린다. 이 대표가 그날 본회의에 참석하고 검찰에 들러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범죄 피의자가 동네 마실 나가듯 소환 조사 일정과 방식을 고르겠다는 태도”라며 검찰이 요구한 날짜에 출두하라고 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조사 일시, 방식 등을 협의해 보겠다고 하지만 결론은 ‘일단 지금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소환 통보에 자진해 나서는 것이 당당하게 임하는 것임을 모르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직접 출석과 서면 조사 의사를 내비쳤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기가 휘날리는 모습.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직접 출석과 서면 조사 의사를 내비쳤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기가 휘날리는 모습. / 뉴시스

Q.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불출석을 지지하나요?

A. 당 내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저를 포함한 당 최고위원들과 많은 의원들은 당대표를 향한 이 무도한 수사에 소환 출석을 만류하거나 더 숙고할 것을 요청해왔다”면서도 “정치검찰의 행태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욕적이지만,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는 국민과 당을 위해 탄압의 칼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응하겠다고 결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과 이 대표 측근들에 따르면, 민주당 내 친명계(친 이재명)는 굳이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었습니다. 또한 출석하더라도 검찰의 일방적 통보 날짜에 맞출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당사자와 사전에 일정 조율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우리가 당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가야 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Q.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요구가 있나요?

A. 비명계(비 이재명)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과 이 대표의 분리대응이 필요한만큼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27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본인이 이 상황과 관련해서 무죄를 이야기했고, 검찰의 정치적 의도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만큼 검찰 소환에 대해 당당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당대표직의 유지와 관련해서는 “벌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기소가 되면 당헌∙당규에 따라 판단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Q. 그러면 이 대표는 언제 출석하나요?

A. 정치권에서는 1월 초에 이 대표가 출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방탄 정당으로 전락했다는 여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당 내에서도 출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도 검찰의 수사를 외면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결백을 장담하는 이 대표가 차일피일 조사를 미루는 모습을 보이기도 곤란하기 때문에 내달 초 검찰과 일정을 조율하거나 재통보되는 소환일에 맞춰 출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검찰이 강제 소환 할 가능성은 없나요?

A. 이 대표가 끝내 출석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의석이 과반이 넘는 상황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 국민의 이목을 끄는 사건인만큼 야당 탄압 의혹을 받으면서 체포영장까지 청구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검찰이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소환조사 없이 기소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증거와 진술로 수사를 마무리하거나, 서면 조사로 타협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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