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유력한 당권주자였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가 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친윤계’ 간 교통정리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권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하며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오는 6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여의도 모처에 선거 캠프를 마련한 데 이어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함께 했던 인사들과 ‘송년회’를 하는 등 당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이렇다 보니 그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을 두고 뒷말도 나온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대통령과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제가 스스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연말연시를 통해 당의 원로라든가 선배,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출마 선언에서 말씀드렸던 우려를 전달하시더라”며 “고민 끝에 불출마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각에서 권 의원의 ‘불출마’를 원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지 못한 것도 그가 출마를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데일리안이 공정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차기 당 대표로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35.0%)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김기현 의원(15.2%), 유승민 전 의원(13.7%), 안철수 의원(12.4%), 황교안 전 대표(5.5%) 등이 그 뒤를 이었고, 권 의원은 3.4%에 머물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친윤 주자 ‘교통정리’ 신호탄?

당내에선 이번 권 의원의 불출마가 친윤계의 ‘교통정리’ 신호탄이라고 평가한다.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이미 ‘친윤계 각축전’이 예고됐던 만큼 ‘윤핵관’인 권 의원의 불출마는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권 의원이 이날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해 ‘당권 불가론’을 꺼내 든 것도 이러한 해석을 더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통령 출마에 염두에 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예비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비윤계’의 대표 격이고 안 의원은 ‘친윤’을 자처하지만 그 색채가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 김기현 의원은 이날 배현진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라며 치켜세웠다. 김 의원에게 힘을 보태고 있는 장제원 의원 역시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나 부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지지층에서 김 의원과 겹치는 측면이 큰 만큼, 김 의원과의 ‘혈투’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근거자료 및 출처
與지지층 당대표 예측...나경원 35.0% 김기현 15.2% 유승민 13.7% [데일리안 여론조사]
2023.01.05.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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