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당권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그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김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와를 앞선 데 이어,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조경태 의원과 손을 잡으며 추진력을 얻은 모양새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와 경합을 펼치던 김 후보는 안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고성국 TV의 의뢰로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중 41%가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반면 안 후보의 경우 지지층 중 27%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3%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같은 여론조사 기관이 컷오프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 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안 후보가 35%를 김 후보가 31%를 기록하면서다. 하지만 컷오프 과정을 거치며 두 후보의 지지율은 상반되게 흘러갔다. 안 후보의 경우 8%p 가량 빠진 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10%p 상승한 것이다.

앞서 전당대회 국면에서 안 후보의 상승세는 ‘안풍(安風)’이라고 불릴 만큼 매서웠다. 안 후보 측은 이를 ‘바닥 당심’이라고 칭하며 승리의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안 후보가 맞닥뜨린 상황은 여의찮았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십자포화’가 이어진 데 이어 결정적으로 김 후보가 ‘삼고초려’ 끝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끌어들였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사실상 김 후보의 ‘연대 전략’이 먹혀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우위를 점한 김 후보는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날 예비경선에서 ‘컷오프’ 된 조경태 의원과 손을 잡으면서다. 이날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 후보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여한 조 의원은 축사에서 “더 이상 반목과 분열이 아닌 개혁과 변화의 분수령이 되도록 김 후보와 당원들이 앞장서길 믿는다”고 말했다. 

◇ 김조연대 결성으로 굳히기?

이러한 조 의원과의 ‘관계’가 사실상 ‘연대’라는 것이 김 후보의 설명이다. 그는 이날 발대식 후 기자들을 만나 “당헌‧당규상 현직 의원은 공식적인 지지 선언을 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구체적인 발언은 없었다”면서도 “사전 티타임을 통해 (조 의원이) 지지 의사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이 손잡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전진하기로 조 의원과 ‘김조연대’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김 후보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 속에 다급해진 쪽은 안 후보 측이다. 당장 김 후보와 조 의원에 연대를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안 후보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치적 소명을 이루기 위한 정치적 연대는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금 김 후보의 연대는 어떤 소명을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본인 능력으로 홀로서기는 불가능한 것인가”라며 “김 후보만의 선명한 비전 없이 중구난방 연대만 찾는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일단 우세한 위치를 점하긴 했지만, 김 후보로서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의 ‘대통령 탄핵’ 발언이 당내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대표적 문제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왜곡’, ‘곡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장 안 후보 측은 이를 반격의 고리로 삼고 있다. 친윤계에서조차 ‘지나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조수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아무리 탄핵을 막는다는 명분이라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논란을 줬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친윤계는 즉각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이른바 ‘당정 일체론’을 주장하면서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13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당정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계속 충돌이 됐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있었나 우리 정당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영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시작했다가 본인도 후회했던 소위 ‘당정분리’”라며 힘을 보탰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정당지지도, 기타 (전국 정당지지도 기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등 )
2023.02.14.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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