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으로 인해 한중관계 경색 국면에서 이같은 행보가 적절하냐는 비판에 직면하면서다. 더욱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출국에 중국이 경비를 지원한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국민의힘은 “나라를 팔아먹는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도종환·박정·김철민·유동수·민병덕·김병주·신현영 의원 등 민주당 소속 7명 의원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중은 중국 측의 초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문화 교류 차원’이라고 해당 의원들은 밝혔다. 베이징과 티베트 등을 방문해 전국인민대표대회 교육과학문화보건위원회 주임 위원(장관급), 국제관계 증진 기관인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차관급) 등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출국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약 두 달여 전 중국 전인대와 티벳 자치구에서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을 저에게 요청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한중 문화교류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동료 의원들에게 같이 갈 것을 권유하며 방중 일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럴 때일수록 더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정을 강행하게 됐다”고도 부연했다. 당초 두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 사정 등으로 불참하게 됐다고도 전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이날 출국하는 의원들의 방문 비용을 중국 측이 부담하기로 한 것은 집중 질타의 대상이 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건 뇌물 외유가 아닐 수 없다. 나라를 팔아먹는 짓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이는 외교 참사를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 등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추가로 방중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 사대주의에 젖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중국에 가 있는 5명 의원들도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훈시나 듣고 있다는데, 중국 외교부가 야당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초청하는 이유를 민주당은 정말 모르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싱하이밍 대사 발언이 일부 부적절하고 우리 국민감정을 훼손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사를 쫓아내자 이렇게 이야기하면 도대체 한중관계는 어디로 가겠느냐고 생각을 한다”며 “정부나 여당은 한중관계 단절까지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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