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가칭)가 본격 출범했지만, 당내에서는 이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혁신위원의 면면이 ‘친명계’와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가, 김은경 위원장이 혁신 방향으로 ‘현역 기득권 폐지’ 등을 언급한 것 자체도 친명계가 주장한 ‘대의원제 폐지’를 위한 포석이란 인식 때문이다.

조응천 민주당 대표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혁신을 하기엔 친명 딱지를 말끔히 지우기에는 역부족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친명의) 흔적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직접 인연이 있진 않은 것 같지만 간접적으로는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의심이 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혁신기구는 지난 20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이날 혁신위는 7명의 혁신위원을 임명하고 당에 대한 “전면적 혁신”을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성에서 “기득권을 타파한 민주정당, 개혁 정당의 모습을 찾도록 하겠다”며 “‘현역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이러한 김 위원장의 포부가 사실상 ‘짜여진 각본’이라고 의심했다. 조 의원은 “왜 혁신위가 지금 들어섰나”라며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이 순항을 했고 국민들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이런 게 필요가 없었겠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체제 민주당 1년에 대한) 진단과 처방 이게 핵심”이라고 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혁신위의 방향성이 이러한 지도부에 대한 평가보다는 ‘공천’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조 의원의 평가다. 그는 “느닷없이 공천을 이야기하고 현역의원을 기득권이라고 하면서 기득권 타파(하겠다고 한다)”며 “대의원제 폐지 이런 쪽으로 연결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혁신위가 친명계가 줄곧 주장해 온 당원 권한 강화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 사람들(혁신위원)이 다 친명이다 이런 공격을 받고 있는데 실제 그분들 이력 중 친명으로 보일만한 이력도 있다”며 “근데 이거에 대해 친명이 아니다, 지도부에 대해 할 말은 할 사람이다 이런 근거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반면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혁신위원 일곱 분이 특별히 친명이거나 비명이거나 친문이거나 비문이거나 이런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이번 혁신위가 ‘비명계 축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선 “기우”라며 “혁신할 때도 두 가지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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