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에 대해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의 입장에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고 지적하면서다.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6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불체포특권(포기)과 관련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국회) 임시회는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은경 혁신위는 지난 23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과 함께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 내에서 ‘존중한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당 지도부의 향후 계획’을 묻는 <시사위크>의 질문에 “혁신위 관련된 부분에서는 좀 더 논의를 해야할 거 같다”며 “의원총회에서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지도부에서) 공식적으로 의원들에게 구체적인 액션은 없었다”고 말했다.

◇ 민주당 지도부에 당 안팎서 쓴소리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에 국민의힘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구체적 방안이 없다면 불체포특권 포기 주장은 의미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혁신한다며 출발한 소위 ‘김은경 혁신위’는 역시나 그냥 외부 보여주기용 허수아비였다”며 “제1호 혁신안이라고 내놓은 불체포 특권 포기조차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유야무야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아예 하지나 말라”며 “이렇게 거짓 약속을 남발하며 국민을 상대로 ‘뻥튀기’ 하기를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민주당을 혁신하기는커녕 이재명 대표에게 면죄부나 주는 혁신위는 이 대표를 호위하는 ‘호신위원회’라는 실체가 확연히 드러났다”며 “김은경 혁신위는 이미 갈 길이 뻔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역시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를 질타하고 나섰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시사위크>와 만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계획 없이 ‘존중한다’고만 하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모든 체포동의안을 다 부결시켜 놓고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만시지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어떻게 진행해 나가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기대도 안 했지만 막상 그러니, 그럼 그렇지 뭐 별수 있겠나 싶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혁신위의 불체포특권(포기)에 관한 제안에 대해 별것도 아닌데 당 지도부는 왜 우물쭈물 엉거주춤하고 혁신위는 당 지도부의 입장에 가만히 있는지 의아스럽다”며 “그렇게 해서야 혁신 한발자국 아니 반발자국이라도 나갈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부터 당 자체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짜 혁신하는 시늉 말고 진짜 혁신을 해보자”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대로 우리가 존중을 해야 한다”면서도 “(당 지도부의 발표가) 선언적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실천의 문제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