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도 재정 운용과 관련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라를 위해 재정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선심성 예산 편성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재정전략회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2023~2027년 재정운용과 2024년 예산편성 방향 발표, 국고보조금, 저출산 대응, 지역활성화 과제에 대한 토론(1세션), 국방 분야 투자 우선순위, 연구개발(R&D) 성과 제고방안, 약자복지 재정투자 방안 토론(2세션)으로 이뤄졌다. 이날 회의는 약 4시간 4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긴축재정, 건전재정을 좋아할 정치권력은 어디에도 없지만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 건전재정이 지금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만 나라 빚이 400조원이 증가해 1,000조원을 넘어선 국가채무 관리를 위해 우리 정부 들어 역대 최대규모인 24조원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확고한 건전재정 기조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통화가치 안정과 대외 신인도 제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혁신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도 “국방과 법 집행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약자 보호,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출과 투자는 제대로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1세션 토론에서는 국고보조금, 저출산 대응, 지역활성화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국고보조금 관리 강화와 관련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회계투명성 없는 노조는 지원을 원천제외하고, 사회적 기업은 시장경쟁력을 토대로 인건비 같은 직접지원은 최소화하되, 판로개척, 경영컨설팅 중심으로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프랑스 순방 당시 ‘스테이션F’ 방문이 인상깊었다고 언급하며 “우리도 지방소멸지역에 스타트업 쉐어하우스 타운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서 성공할 경우 확산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중기부(중소기업벤처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고, 이영 중기부 장관은 “대통령께서 말씀을 주셔서 이미 착수에 들어갔으며, 획기적인 사업 하나를 내년에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1세션을 정리하면서 “국고보조금은 예산낭비가 없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재정과 민간 재원을 하이브리드로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2세션에서는 국방 분야 투자 우선순위, R&D 성과 제고방안, 약자복지 재정투자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방 분야와 관련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초급간부 처우개선, 국가유공자 참전수당 등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R&D 성과 제고방안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R&D를 늘리는 추세 속에서 효율성 제고가 공통된 문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R&D 국제협력은 세계적 수준의 공동연구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약자 복지 재정 투입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문화 가정 아동·운둔형 고립 청소년 등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한 실태조사 및 사회서비스 지원을 언급 했고, 김현숙 여성가종부 장관이 이에 대해 “관련 서비스는 가족센터를 중심으로 지자체의 행정복지센터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예산 심사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와 함께 적극 대응할 것”이라면서 “정치보조금은 없애고, 경제보조금은 늘리는 재정운영 기조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과 그리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총선 승리를 언급하며 우리의 건전재정도 매우 중요한 어젠다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정치보조금 없애고 경제보조금 키우고 사회보조금 효율화하겠다’는 식으로 쉽고 금방 이해가 되는 용어로 어젠다 세팅을 하고 거기에 우리의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넣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토론을 마친 후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정치 권력이라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라를 위해 건전재정,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재정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나라를 정상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게 재정이므로,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쓸 수 있도록 장관님들께서 예산을 꼼꼼하게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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