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인사 12명 단행… ‘국정철학 잘 이해하는 사람’ 전진배치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차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차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개각을 단행하며 윤석열 정부 2기 내각을 출범시켰다. 장관 교체 폭이 넓진 않지만,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차관으로 차출하는 등 차관 12명 교체로 국정장악력을 높이려 했다. 또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새 인사를 발표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통일비서관을 역임했고, 윤석열 정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김 실장은 “원칙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지명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칙을 갖고 국정문제를 이행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에는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인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지명됐다. 김 실장은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 활동을 해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에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청렴 기관으로 권익위의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책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도 지명 직후 “어려운 시기에 권익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러가지 사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부패방지,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를 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가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인선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방송통신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단 인선을 미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인사라는 게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 어차피 비어 있으니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의 면직으로 공석인 상황에서 인사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자부 장관은 업무연속성을 위해 교체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장관 교체 폭이 넓지 않은 데 대해 “늘 말씀드렸지만 윤석열 정부는 분위기 쇄신 이런거로 (인사를) 하는 게 아니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사람을 바꾼다”며 “1년 지났으니 앞으로도 필요한 인사가 있으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19개 부처 중 12개의 차관이 교체됐다. 이 중 용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비서관 출신이 5명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비서관들이 각 부처의 차관으로 이동해 집권 2년차 국정장악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비서관이 차관으로 나가는 것은 일반화된 코스”라며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개혁 동력도 얻기 위해선 부처에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조금 더 이해하는 사람이 가서 해줬으면 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에서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1차관에는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2차관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지명됐다. 해양수산부 차관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이, 환경부 차관은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이 맡게 됐다.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으로 이동한다. 

이외에 ‘깜짝’ 발탁 인사가 있다. 대한민국 여자 역도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운 장미란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내정됐다. 문체부 2차관은 정책홍보와 체육·관광을 담당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쳬육계) 현장 경험이 있고 (선수 생활이) 끝난 후엔 대학 교수를 역임하는 등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쳬육계의 생동감을 불어넣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이 승진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비서관을 맡았던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 차관에, 오기웅 현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한훈 통계청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으로 내정됐다.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가, 통일부 차관엔 외교부 출신인 문승현 주태국대사가가 발탁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맡는다. 

내정자들은 7월 3일자로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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