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해군 ‘울산급 배치3(Batch-3)’ 사업의 5·6번 호위함 건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해군 ‘울산급 배치3(Batch-3)’ 사업의 5·6번 호위함 건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한화오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화오션이 해군 ‘울산급 배치3(Batch-3)’ 사업의 마지막 물량인 5·6번 호위함 수주전에서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함정 수주전을 승리로 장식한 모습이다. 이로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절친 라이벌전’에서 먼저 웃게 됐다. 다만, 점수 차이가 근소했던 만큼 향후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HD현대중공업, 감점으로 패배 ‘쓴맛’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4일 울산급 배치3 사업의 5·6번함 호위함을 건조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지난달 30일 입찰에 돌입한지 보름여 만에 울산급 배치3 사업의 마지막 호위함 수주전이 판가름 난 것이다. 이 사업은 6척의 3,500톤급 최신형 호위함을 건조해 노후 호위함 및 초계함을 대체하는 것으로 1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가 수주했다.

이번 수주 성과는 한화오션에겐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의미를 지닌다. 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돼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 처음 진행된 함정 수주전에서 승전보를 울린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방산분야가 큰 주목을 받은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 성과로 그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향후 사업 확대 및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번 수주전은 앞서 불거진 ‘저가수주’ 논란에 따라 가격 뿐 아니라 기술력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평가방식을 변경한 이후 처음 실시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며, 향후 본격화할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전 과정에서 수상함 건조를 위한 실내 탑재 공장 신축 등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최근 5년여 간 국내 수상함 부문은 HD현대중공업이 앞서가고 한화오션이 뒤쫓는 양상이었으며, 이런 가운데 양사가 민감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2020년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당시 한화오션을 미세한 차이로 제치고 승리한 HD현대중공업은 그 과정에서 앞서 한화오션 측이 수행했던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비롯한 기밀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한화오션 측은 사업자 선정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왔으며, 지난 4월엔 국민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절친 라이벌전’에서 먼저 웃게 됐다. 이번 수주전은 재계의 절친에서 조선업계 라이벌로 마주하게 된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사장의 첫 맞대결로도 주목을 끈 바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자신들이 저지른 기밀유출이 씁쓸한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전에서 한화오션보다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다. 기술능력평가에서는 0.9735점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밀유출 관련 유죄 판결에 따라 1.8점의 감점을 받으면서 최종 평가점수는 0.1422점 뒤처지고 말았다.

이처럼 한화오션의 승리로 울산급 배치3 사업의 마지막 수주전이 막을 내린 가운데, 방산부문에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묘한 신경전을 벌인 양사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KDDX 사업 수주전에서도 거듭 맞부딪힐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감점이 2025년 11월까지 적용되는 점도 양사의 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굴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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