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과방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방위 파행과 과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시스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방위 파행과 과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두 달여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반쪽에 그쳤다. 야당이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의 독단적 개의라며 불참했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은 “과방위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결단”이라며 야당에 조속한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장 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상임위가 열리지 못한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제가 직권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은 과방위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결단”이라며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은 그간 꾸준히 지속돼 왔다. 국민의힘은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해 왔지만, 민주당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KBS 수신료 관련 현안 질의 등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더욱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문제 등도 여야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했다.

확연한 입장차로 두 달여 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된 상황에서 장 위원장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전제로 과방위원장직 사퇴를 내걸었다.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대해 ‘사퇴 쇼’라며 상임위 정상화를 위해선 장 위원장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장 위원장이 직권으로 전체회의를 연 것에 불만을 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간사 간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회의를 열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 위원장은 이날 회의 발언에서 “민주당의 마지막 제안은 31일 전체회의, 8월 17일 공청회, 8월 25일 소위였다”며 “도대체 왜 한 달 뒤에 공청회를 해야 하고, 한 달 뒤에 소위를 열어야 한다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긴박한 시기에 휴가를 가야 된다는 건가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이미 민주당 의원들께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8월 내 통과시켜 준다면 원하는 대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국민들이 제게 주신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최후의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법의 신속한 통과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나”라며 “무한정 시간을 두고 심사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 입법이 주 업무인 국회 과방위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자존심도, 정당 간 정치적 계산도 용납될 시점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의 조건 없는 과방위 복귀를 다시 한번 촉구 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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