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1일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온만큼 당내 내홍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국회가 21일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온만큼 당내 내홍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무기한 단식으로 병원에 있는 이 대표가 직접 부결을 호소했음에도 당내 일각의 이탈을 막지는 못했다.

21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총투표수 295표 중 가결 149표, 부결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최종 가결됐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총 148표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방향을 정한 국민의힘(110명)과 정의당(6명)에 더해 한국의 희망(1명), 시대전환(1명),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2명)이 가결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 만큼, 민주당 내에서 최소 28명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자신해 왔다.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부결’을 공언하면서다. 하지만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국면에서 이탈표가 상당했던 전례가 있다 보니 안심할 수 없다는 기류도 존재했다. 이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공정이 생명인 검찰권을 국회 겁박과 야당 분열의 도구로 약용하는 전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사실상 부결을 호소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하지만 이러한 호소가 이탈표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다른 결과가 나와 안타깝게 생각한다. 긴급하게 모여서 논의하고 추후에 다시 말해주겠다”고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 후 기자들의 질의에 묵묵부답이었다.

국민의힘은 반색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솔직히 예상을 하지는 못했다만, 이 대표가 어떤 늪에 빠져 국가경제와 민생을 도외시하는 부분에 대해 민주당 의원님들도 거기에 대해 판단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절반에 가까운 표가 가결을 했는데 체포동의에 대한 반대표가 나온 것을 보고 민주당이 아직도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든다”고도 말했다.

이날 국회가 체포 동의안을 가결하면서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날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에 나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 시스템은 일반 국민과 똑같이 법원의 심사를 받으라는 시스템”이라며 “이후 상황은 당연히 일반 국민과 똑같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의 체표동의안 가결로 인해 민주당의 내홍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곪을 대로 곪았던 민주당 내부의 계파 갈등이 이번 결과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동안 토론해 온 과정이 있어서 우리 당 의원들 중 28명이 가결표를 던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제 우리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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