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해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당내에서 ‘신중’과 ‘환영’의 입장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평가하기 이르다는 입장과 “혁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반응이 공존하고 있다.

당의 중진인 조해진 의원은 6일 오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그렇게 말씀하신 취지는 이해를 한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뭐라고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도 (제안을) 구체화해서 정식으로 지도부에 제의를 해오면 그때 검토하겠다고 얘기를 했다. 아마 그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제안이 되고 당 지도부에서 검토를 해서 내용이 확정되면 관계가 있는 분들은 그 지점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의원은 당내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수도권 험지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정당 생활이나 정치 생활을 오래 해온 제 경우로 보면 당은 다선 중진들과 초·재선들이 고루 확보가 돼있어야 당력이 극대화되는 것”이라며 “특히 내년 총선이 끝나면 바로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선거 경험이나 정당 경험, 또 야당을 상대해 본 경험 많은 분들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고 밝혔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 3차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의 장제원과 아이들, 강원도의 이철규와 아이들, 경남의 친윤이라고 거들먹대던 아이들, 울산의 김기현과 아이들 모두 집에 가게 생겼네”라고 비꼬았다. 이어 “혁신위원장이 시원하게 한번 지른다. 혁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호평했다.

비윤계(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도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 위원장을 향해 “예상외 고수”라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시면 생각보다 큰 성과를 내실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그래도 당사자의 사과와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무튼, ‘선당후사’를 좋아하시는 그 분들의 불출마 선언을 온 국민이 기대한다”고 적었다.

한편 혁신위는 같은 날(3일) ‘대사면’에 이은 두 번째 제안으로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세비 삭감 및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