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만났다. 친윤·중진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제안을 두고 연일 엇박자를 내왔던 이들이 전격 회동하면서 갈등 국면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양새다. 일단 표면상으론 갈등 봉합에 힘을 싣고 나섰지만, 혁신위는 그간의 기조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한 모습이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약 40분간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김 대표 측이 전화를 걸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윤심’ 발언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만남은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 대표와의 회동 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필요한 오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후 만남에서도 김 대표가 웃으며 “요새 힘드시죠”라고 말을 건네자 인 위원장도 “살아있다”며 웃었다. 곧장 김 대표는 “대단하시다”라고 했다. 이후 이들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출범 취지와 그간의 활동 내용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께서는 인 위원장께 이번 혁신위는 과거와는 달리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 주고 활동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렸다”며 “혁신위의 가감 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계속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 갈등 봉합했다지만 ‘불씨’ 여전

이날 만남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것이라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이날 만남에서 그간 갈등의 진원지였던 친윤·중진 거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은 대표적 우려의 지점이다.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혁신위가 여전히 ‘당내 기득권 철폐’라는 쇄신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 대표를 만나서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계속 건의드리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가 강연자로 초청한 정치권 원로들도 이러한 방향성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혁신위 초청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주변에 권력을 독점하는 사람들이 몸을 던져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인 위원장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당에서 배려하면 좋겠다”며 “이야기한 것에 반박해서 버스를 동원하는 것을 보이는 건 선거를 위해 현명한 건 아니다”라고 장제원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혁신위의 행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시선이 여전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위는 당을 혁신하기 위해 제안하고, 권고할 수는 있겠지만 누구를 끌어내리고 자리를 뺏을 권한까지 부여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메시지는 통상적 격려 차원”이라며 “대통령에게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오인·확대해석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모든 지역구를 대상으로 전략공천을 없애는 ‘상향식 공천’ 등을 담은 ‘4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1호 혁신을 제외하고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4호 혁신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가 따르고 있다. 이소희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도부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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