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예정된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사진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입장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예정된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사진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입장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을 당해 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예정된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당내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당내 대책기구 마련

민주당은 3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피습 사태’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기관에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며 “민주당 전체 국회의원은 생각과 의견의 차이를 폭력과 혐오로 무너뜨리려는 테러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정치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과 쾌유를 기원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경찰 등 수사기관은 사건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야 한다.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나 축소, 왜곡 시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기 전까지 지도부가 차질 없이 당무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를 위한 당내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대책기구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 대응할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향한 정치적 테러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 당국의 수사를 저희가 주시하고, 이후 후속 조치에 대비하기 위해 당내 관련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선 관련 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이 대표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하고 조만간 소통은 할 수 있다”며 “시기나 내용이 확정되면 이 대표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총선 준비와 관련된 당무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당이 ‘비상 상황’인 만큼 신속하게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오는 5일 이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제6차 인재영입식’ 진행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재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를 모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대표 없이 진행할지 아니면 회복하면 순연해서 같이 할지 아직 당내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마 오늘내일 중으로 의사결정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이낙연‧비명계 ‘숨 고르기’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도 일단 예정된 일정을 멈췄다.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는 전날(2일) 이 대표 피습 소식이 알려지자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적었다.

당내 혁신계를 자청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서받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혼란 상황이 수습되는 대로 계획했던 정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제(2일) 상황이 충격적이어서 일정을 미뤘다”며 “신당 방향은 그대로 가기 때문에 조만간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칙과 상식 측 관계자도 “기자회견 일정은 아직 안 정해졌다”면서도 “1월 안에는 계획하고 있다. 당의 상황이 정리되면 일정을 잡을 것이다. 갈 길은 간다”고 했다. 원칙과 상식은 지난해 12월까지 당 지도부에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시한이 지남에 따라 원칙과 상식은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일로 일정을 미뤘다.

이러한 가운데 당내 의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사건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생각을 바꾸리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 전 대표가 좀 재고해 주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신현영 의원도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봉합할 수 있는 계기를 민주당 스스로가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대표도 회복하고 메시지를 내면, 가장 본인의 끝에 있는 분들부터 손을 내미는 그런 통합의 메시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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