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과 차담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과 차담회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선언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지 7년 만이다. 이번 총선을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로 끌고 가려는 당 지도부로서 이 전 의원은 ‘지원군’일 수 있다. 이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일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복당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친문계(친문재인계)의 반발이 있던 상황이라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전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년 전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했던 민주당으로 복귀하고자 한다”며 복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저의 정치적 뿌리인 민주당에서 옛 정치적 동지들과 새로운 동지들과 함께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대의에 함께 하려 한다”며 “모든 걸 당과 당원들에게 맡기고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19대 총선에서 경기도 광명시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당내 친문 패권을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바른미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했다. 또 지난달 18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29일 만에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안철수 현상에 들떴던 저는 새 정치를 꿈꾸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제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때려잡기로 일관한다”며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공포와 갈등은 수면 아래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뭐래도 이번 총선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의 중간평가이자 남은 임기 3년을 얼마나 견제할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으로 국회가 응당해야 할 특검(특별검사)도, 이태원참사특별법 등 쟁점 법안들도 관철시키지 못한 채 무기력해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복당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아니면 지금 이 정권의 폭주를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졌다”고 했다.

◇ 이언주 복당 ‘득과 실’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이 전 의원의 복당은 환영할 만하다. 이번 총선을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로 몰고 가는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은 ‘지원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도 이 전 의원의 복당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고향에 돌아온 걸 축하한다”며 “무능하고도 무책임한, 무관심한 정권에 경종을 울리는 데 같이 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복당이 민주당에 호재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해 왔던 만큼 친문계(친문재인계) 인사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친문계인 윤건영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복당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원칙적으로 보면 선거 시기에는 다양한 색깔의 사람을 모셔 오는 게 맞다. 그걸 외연 확장이라고 하지 않는가”라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건 외연 확장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무의 가지가 동서남북으로 골고루 뻗어 있어야지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부서지기 쉽지 않은가”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지난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기가 몸담았던 민주당에 대해 침을 뱉고 나가서 태극기 부대에 앞장선 의원처럼 처신을 했다”며 “어떻게 이리로(민주당으로) 온다는 소리를 하는가. 그럴 거면 왜 한 두어 달 전에 이준석(개혁신당 공동대표)하고 그렇게 북 콘서트를 같이 하고 요란을 떨었는가”라며 직격했다.

이처럼 당장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전 의원의 복당 소식이 알려지자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을 열렬히 환영한다’, ‘이언주 (전 의원) 복당 절대 반대한다’ 등 의견이 교차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저를 걱정하고 비판하는 많은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잘 듣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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