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퇴계로 신당동 떡볶이타운에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이혜훈 후보와 함께 창 밖에 있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퇴계로 신당동 떡볶이타운에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 이혜훈 후보와 함께 창 밖에 있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여야 관련 주식을 둘 다 가지고 있는데 오늘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주식이 치고 올라가는 중이다. 한동훈 원톱체제로는 힘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의 한 가게에서 주차 관리 업무를 하는 60대 남성 김명철씨(이하 가명)는 ‘이번 총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 같냐’는 시사위크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왕십리‧신당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도 “여당에 대한 신뢰도가 없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과 신당동에서 ‘깜짝’ 떡볶이 오찬을 진행했다. 떡볶이 집 앞에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한동훈’을 연호했다. 한 위원장이 거리 유세를 다녀간 지 두어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은 거리는 한산했다. 

한 위원장이 방문했을 당시 가게 앞에 모여있던 인파와 씨름하던 김씨는 “처음에야 (한 위원장이) 신선한 맛이 있었는데, 이제 가면 갈수록 그런 게 없어지는 느낌”이라며 “정치물 먹은 사람이 돼 가지고 그저 그런 느낌이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김씨는 “아직은 선거 때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더 지켜볼 일”이라며 선거의 향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6일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를 위해 쟁취해야 하는 수도권 민심은 ‘오리무중’이다. 

서울 중구 성동구 갑‧을 지역구는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공천이 진행되는 시점부터 백중세가 예상됐다. 지난 총선에서는 두 지역구 모두 민주당 의원이 의석을 가져갔지만, 2022년 대선과 지선에서는 국민의힘인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득표율이 앞섰다.

한 위원장도 최근 ‘용산발 리스크’에 경색된 수도권 민심을 의식한 듯 이날 왕십리역과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방문해 표심 확보에 열을 올렸다. 한 위원장은 윤희숙 국민의힘 중‧성동갑 후보와 왕십리역에서 유세를 펼친 후, 곧바로 자리를 옮겨 신당동의 한 떡볶이 집으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이혜훈 국민의힘 중‧성동을 후보와 인 위원장을 만나 ‘떡볶이 회동’을 진행했다.

한 위원장의 방문에도 중‧성동갑 민심은 차가웠다. 상왕십리역 근처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백민기씨(40대‧남)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재벌 총수들 사면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이번 정권이 들어오고 작년과 재작년 모두 경기가 좋지 않아 자영업자들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벌들을 구제해 준 점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마장동 주민 이은주씨(30대‧여)는 “결혼과 육아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육아 휴직 관련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는 국민의힘 공약을 보며 좋게 봤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의견이 대립하는 등 정부‧여당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며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왕십리역에서 만난 직장인 오명훈씨(50대‧남)는 한 위원장이 전날(24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실천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돈을 잘 벌 수 있게끔 어떤 억울할만한 것을 없애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정책을 한다고 했을 때 정말 이뤄진 것은 많이 없다”고 했다. 그는 “(금투세 폐지를) 긍정적으로 보긴 하나 여당에 대한 신뢰도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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