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방문해 단상으로 이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인천 남동구갑 손범규 후보, 인천 남동구을 신재경 후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손지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방문해 단상으로 이동하는 모습. 왼쪽부터 인천 남동구갑 손범규 후보, 인천 남동구을 신재경 후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손지연 기자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아줌마들이 그래, 다시 태어나면 한동훈 같은 아들 낳고 싶다고”(60대 여성 이모씨) vs "유세할 시간에 공약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20대 남성 강모씨) 

총선을 2주 앞둔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천을 찾았다. 시장과 대학을 연이어 방문한 한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달랐다. 전통시장인 모래내시장에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중장년층이 장사진을 이뤘지만, 인하대 후문에 위치한 문화의 거리에는 청년들이 먼 발치서 유세를 지켜봤다.

◇ 중·장년층 북새통 이룬 모래내시장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모래내 구월 전통시장 입구에는 한 위원장을 보러 온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이 섞여서 북새통이었다. 경호 인력과 경찰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은 몰려들었다. 한 여성 시민은 취재를 위해 경호선 안으로 들어온 기자에게 ”한 시간 반 전부터 와서 기다렸는데 왜 (한 위원장이) 안 보이게 거기 서 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유세 현장에 나온 중년들에게 한 위원장의 인기는 대단했다. 인천 간석동 주민이라고 밝힌 이정숙(이하 가명)씨는 “한 위원장이 잘생겨서 아줌마 팬이 많다. 부산에서 쫓겨날 때 40‧50대 아줌마들이 팬카페를 만들었는데, 다시 태어나면 그런 아들을 낳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73년생으로 50세다. 이씨는 동년배 여성들이 ‘아들 삼고 싶은 사람’으로 꼽는다는 것에 대해 “그 나이대는 결혼보다는 아들 삼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대리만족”이라고 웃었다.

한 위원장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앞선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래내 시장으로 바로 왔다는 윤기숙(여‧60대)씨도 “한 위원장은 실물이 더 젊다”며 “추진력은 있고 비리는 없다”고 칭찬했다. 윤씨는 “조국 대표는 인물이 안 된다”며 “입시 비리로 대법 판결만 남은 사람”이라고 했다. 

시장 입구에 마련된 빨간색 연단 위에 올라선 한 위원장은 손범규 인천 남동갑 후보와 신재경 남동을 후보의 손을 잡고 만세 자세를 취하며 연신 지지를 호소했다. 현장에 꽃다발을 들고 온 지지자도 있었지만, 인파로 인해 전달되지 못했다.

◇ 유세 현장에 토끼 눈 된 대학생들

한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 인하대 문화의 거리는 시장보다 한산했다. 모래내 시장에서 ‘한동훈’을 연호하며 북을 치던 중년 남성은 이번 현장에도 따라와 연단을 주위로 모인 군중에게 북소리에 맞춰 함께 구호를 외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제가 ‘함께 가면’이라고 외치면 ‘기대됩니다’ 해주세요”라며 지지자들이 선창과 후창을 할 수 있게 독려했다.

북소리와 함께 ‘한동훈’을 외치는 소리에 지나가던 학생들은 잠시 멈춰서서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세 명의 젊은 남성들은 길을 가다가 서로 웃어 보이며 단상 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멀찍이 떨어져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젊은 시민도 눈에 띄었다. 

한 위원장은 “저희가 주로 시민들을 뵐 때 낮시간에 뵙다 보니 시장에 가게 된다. 그렇게 보면 연세 많으신 분들을 주로 뵙는데 여기 오니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자주 청년 여러분을 찾아뵙고 청년 마음을 헤아리는 정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과 연단에 함께 올라선 윤상현 동미추홀을 후보는 “인하대 연구교수 출신의 윤상현”이라며 “인하대와 저하고는 동지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후보는 한 학생을 연단 위로 이끌어 소개하며 “인하대의 발전은 윤상현의 발전이다. 인하대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과 윤 후보와 함께 '윤상현 화이팅'이라고 외치던 이 학생은 <시사위크>와 만나 “(윤 후보는) 평소 학생들에게 응원해 주시고 기회도 주려고 하시는 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유세 현장을 바라본 청년들의 반응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인파가 빠지고 한산해진 거리에서 만난 인하대 학생 구태성(남‧20대)씨는 “유세할 시간에 진짜로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을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투표는 당연히 할 것이지만 정치권에서 내놓는 정책들의 실효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인하대 후문 앞에서 만난 김지연(여‧20대)씨도 “정치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고 간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에서 ‘청년 미래 책임진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는데 선거 때만 그런 얘길 하면 뭐하냐”고 토로했다.

인하대학교 후문 옆에 걸려있는 국민의힘 현수막. /손지연 기자
인하대학교 후문 옆에 걸려있는 국민의힘 현수막.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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