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6 20:39
한국의 G11 참여 의지 공식화에 중국 '불편'
한국의 G11 참여 의지 공식화에 중국 '불편'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6.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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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조금도 회피할 필요 없다.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1일 정상통화를 앞두고 참모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제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G11 또는 G12의 정식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정상통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G7 확대를 제안하며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 대상으로 지목했다. 현재의 G7 구성은 시대에 뒤떨어져 국제 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처음 이 제안이 나왔을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옵서버’로 초청한 것인지, 아니면 정식 가입을 제안한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청와대도 “미국과 협의를 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 반중 전선 형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한 결정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국이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 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세계의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G11 또는 G12의 정식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7은 1970년대 터진 오일쇼크로 인해 닥친 세계 경제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결성됐다. 애초 미국·독일·영국·일본·프랑스 등 5개 국가가 참여해 재무장관 회의를 하면서 결성돼 G5로 불렸다. 1975년에는 이탈리아가 가입하고, 대륙 안배를 위해 미국이 캐나다를 초청해 G7이 됐다.

이후 1997년 러시아도 정식 멤버로 승격하면서 G8이 결성됐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에 반발한 나머지 7개국 정상들이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면서 다시 G7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 적대관계를 '전환'(transform)하겠다고 한 대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통상적으로 G7은 소위 ‘선진국 모임’으로 여겨진다. 특히 G7이 당초 결성된 이유인 경제문제 토의는 ‘G7 재무장관회의’에서 다뤄진다. 이 회의는 G7 합류보다 폐쇄적이라 러시아는 회원 자격이 있었음에도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재무장관회의에는 선진 7개국 재무장관 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 총재 및 유럽 유로그룹 의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까지 참석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안건들이 처리된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신흥 경제국인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가 급부상하면서 이전처럼 열강을 대표하는 역할보다는 ‘선진국 모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단순히 반중 전선 형성만을 이유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상승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높은 국민의식과 ‘K-방역’ 등도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일 한국이 참가하게 될 경우 세계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밝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도국가로서 역할을 하려면 더 큰 영향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상외교에서 한국의 이익을 적극 관철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정상회담에서 만나 인적문화적 교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청와대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시 주석의 방한 소식을 알리자 지난 2016년 사드 문제로 속앓이를 해왔던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반중 전선 형성을 명분으로 한국 등 4개국을 초청한 것이라, 중국은 이 소식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신창 중국 푸단대 미국연구소 부주임은 3일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쇼”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응한 것은 강대국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라면서도 “한국은 경제·외교·정치 측면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이 크지 않다. 한국이 G7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지 여부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중국이 이 이상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확대 정상회의에서 중국 문제에 대해 의논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의제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외 나머지 10개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줄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일, 러시아, 인도 등이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만약에 거기서 중국 의제가 나왔을 때 나머지 10개 국가들이 트럼프가 하자는 대로 다 끌려날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인 것은 맞지만, 지금 G11 바깥에 있다 해서 압박을 안 받느냐”고 반문하며 “안에 들어가서 중국 문제를 다루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G7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것이고, 누구를 참가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G7 국가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G7 회의 참가는) 중국에게 우리가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격이 있어서 초청을 받은 것이다. (참가 여부를) 중국에 일일이 승인받을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