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경력단절 문제 해소를 위한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본격 도입한다. /뉴시스
포스코가 경력단절 문제 해소를 위한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본격 도입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우리 사회가 지닌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저출산이다. 출생아수 등 각종 출산 관련 지표는 꾸준히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최근엔 아예 인구감소세가 시작됐다. 올해 연간 출생아수는 30만명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저출산문제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본인의 삶을 더 중시하는 가치관의 확산은 물론, 일자리·주거·육아·교육 등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육아=여성’이란 인식이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여성들의 사회·경제 활동이 급증했다. 기존의 인식이 유지되는 가운데 나타난 변화는 여성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여성들은 육아와 일 중 하나를 포기하거나, 둘을 모두 감당하며 소위 ‘슈퍼맘’이 돼야했다.

이처럼 여성의 경력단절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가 국내기업 최초로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한다.

포스코는 직원들의 출산장려 및 육아기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육아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신설하고, 이달부터 희망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는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이면 직무여건에 따라 전일(8시간)또는 반일(4시간)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먼저 ’전일 재택근무‘는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급여도 동일하게 지급된다. ’반일 재택근무‘는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육아지원 제도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와  포스코가 이미 시행중인 ’전환형 시간선택제‘에 ’재택근무‘를 연계한 방식이다. 근무시간을 8~12시, 10~15시, 13~17시 중 육아 환경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일 재택근무‘와 ’전환형 시간선택제 반일 재택근무‘는 재직 중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반일 재택근무’는 육아휴직과 합산해 자녀 당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육아기 자녀 1명이 있는 직원은 전일 또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반일 재택근무 2년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반일 재택근무 2년을 더해 최대 4년까지 재택근무로 전환 가능하고, 자녀가 2명일 경우는 최대 6년까지 사용 가능하다.

포스코는 재택근무 기간 동안 급여, 복리후생, 승진 등을 일반 근무 직원과 동일하게 적용해 그동안 경력단절과 가계 소득감소 등으로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던 직원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그룹차원으로 점차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저출산 문제를 연구하는 한국인구학회 관계자는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공동 과제“라며 ”포스코가 도입하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를 통해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고, 재택근무 직원들의 여건에 따라 가사·육아 도우미를 활용할 수 있는 등 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미 2017년에 난임치료·출산장려·육아지원을 체계화한 신 포스코형 출산장려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인공수정 등 난임치료를 위해 연간 최대 10일까지 휴가 사용이 가능하고, 출산장려금도 첫째는 100만원, 둘째 이상은 5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포항과 광양 지역에 포스코 및 그룹사·협력사 자녀를 위한 상생형 어린이집도 설립했다.

한편, 포스코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직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6대 기업시민 대표사업‘ 중 하나로 ’저출산 해법을 위한 포스코형 롤모델 제시‘를 선정한 바 있다. 다음달 14일 관련 학회와 함께 ’저출산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언택트 형식으로 포스코 기업시민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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