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규정하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규정하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면서 일각에서 단일화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정계개편 문제를 놓고 날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이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해 ‘더 큰 야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안 후보는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연립시정과 함께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기호 2번과 4번을 합해 더 큰 2번, 더 큰 야당을 만드는 것이 단일화의 목적과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에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을 만들어 국민 기대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과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서울시장이 되면 윤 전 검찰총장을 포함해서 더 큰 야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오세훈 후보는 안 후보를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 규정하며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15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만약 안철수 후보로 후보 단일화되고 국민의힘 외곽의 유력 대권주자가 결합하는 형태가 된다면 이번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에서도 단일화의 험난한 과정을 또 거쳐야만 하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오 후보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저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항해 함께 싸운 모든 분에 대한 모독”이라며 발끈했다.

안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서슬이 시퍼럴 때 어디 계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보고 야권 분열의 중심이고 야권 분열의 씨앗이라고 말씀하실 수는 없다”면서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렇다면 저와 단일화를 하실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아무리 급해도 단일화 협상 중인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때문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15일 오후 영등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비전발표회를 열고 각기 자신의 공약과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4차 회의를 열고 단일화 협상을 재개했다.

실무협상단은 지난 12일 오전 11시부터 약 4시간 동안 3차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토론 횟수와 방식에 대해 우선 합의하고 여론조사 방식은 다음 회의에서 협의하자고 주장했으나 국민의당은 일괄 타결하자고 맞서면서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협상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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