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에서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로를 관광 자원화한 꼬마열차 탑승 체험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2일 경북 문경시 가은역에서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로를 관광 자원화한 꼬마열차 탑승 체험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할 부처를 일원화하는 유보통합 추진을 내세우며 “우리 아이들이 어느 시설에 다니든지 격차가 발생하지 않고, 질 좋은 보육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에 드라이브를 건 셈이다.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과 교육부 차관 출신의 박백범 선대위 교육대전환위 부위원장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시설, 교사를 단계적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10년 이상 고질적인 논란

그는 공약발표문을 통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누리과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이원화되어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통합관리가 어렵다”며 “학부모들은 이용시간, 비용부담, 시설 수준까지 일일이 따져가며 원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찾아다닌다. 그나마 인기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경쟁률이 높아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유보통합은 지난 10년 이상 교육계에서 고질적인 논란거리였고, 정부차원에서 통합추진단이 출범해 여러 차례 통합을 시도한 적도 있지만 지금까지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부에서 유아교육법에 의해 운영·관리되어 왔고,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은 영아교육법에 때문에 보건복지부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슷한 교육기관이지만, 관리하는 주체가 서로 달라 영유아 교육 정책이 일괄적으로 적용되기 힘들었고, 유치원 교사와 보육 교사의 역량과 처우에 차이가 존재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됐다.

유보 통합이 이루어지면 학부모의 선택이 편리해지고 보육교사의 처우도 올라갈 뿐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일괄적인 영유아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야만 취득이 가능한 유치원정교사와 전문학사 이상이면 조건을 충족하고 취득할 수 있는 보육교사 간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통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후보는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학부모, 어린이집과 유치원 운영자와 교사, 학계 등으로 구성되는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를 시작하고 단계적 실행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동시에 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조건과 양성 체계,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의 처우 및 시설 개선 등을 논의하여 교육과 보육 질의 균등화를 이룰 심산이다. 일본은 10년에 걸쳐 유아교육과 보육시설을 통합하는 구상을 내놨는데, 이보다는 더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임재택 부산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는 “교육부로 통합하는 게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올해 끝나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이후 재원 투입 우선 순위를 영유아에 둬야 할 시점이 왔다”고 설명했다.

◇ 너무 평범한 유보통합 공약?

이번 유보 통합 공약은 이 후보의 선대위에서 구체적으로 내 놓은 첫번째 영유아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지 않아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러 차례 시도했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공약이 처음 제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의 소리도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이 후보의 공약은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의 자동등록제, 돌봄교실 운영 시간 연장, 양육비 대지급 체계 전환,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등이 있지만 구체적인 모델이 제시된 바는 없다.

현재 5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서울에 거주 중인 김모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절실한 것은 육아휴직이 아니겠냐”며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에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어서 아무래도 관심이 가기는 하지만, 유치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엄마, 아빠 모두 육아휴직을 3년 주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에 대한 관심이 제일 많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처음 아이의 유치원을 알아봤을 때 생각을 하면 유보통합이 얼마나 중요한 정책인지 알고는 있다”며 “아이를 키워보기 전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뭐가 다른지도 몰랐기 때문에 유치원 하나 보내는데 대기에 추첨까지 하기 때문에 아이가 유치원을 못 가게 되는 줄 알고 걱정하기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 계획이 있다고 전한 최모 씨는 “남자가 육아휴식을 낸다고하면 아무리 제도적으로 잘 되어있어도 농담처럼 치부되기 일쑤다”며 “육아휴직이 3년으로 길어지는 것보다 지금 있는 육아휴직이라도 쓸 수 있게 등록을 하게 하는게 나은 것 같은데, 그런걸 추진하고 있다고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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