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화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발걸음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위드 코로나’를 앞세웠던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방향을 선회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정부와 여당의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정부의 ‘방역 실패’를 쟁점화해 대선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방역 실패’를 맹폭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 확산세에 대해 “이는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독선이 빚어낸 인재”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의 ‘위드 코로나’에 대해선 더욱더 날을 세웠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안일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 방역 실패’ 때리기에 힘을 실어 왔다. 지난 13일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 위원장은 일제히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성토하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이 이날 오후 진행한 ‘위드 코로나 긴급전검, 전문가에게 듣는다’ 행사에서도 질타는 계속됐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위드 코로나′가 총체적 실패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도 ‘코로나 대응’에 초점이 찍혔다. 그는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의료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병상 및 의료진 부족 문제 등은 주된 화두였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일률적 거리 두기가 아닌 일상과 자영업자 생계를 최소화하며 과학적 거리 두기로 정치방역이 아닌 과학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민심 악화 우려’에 사과 나선 여권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집중 공격’ 태세를 갖춘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민심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코로나19 정부 대응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7%로 나타났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근소한 차이지만 변화의 추이는 심상찮다. 지난 11월 실시한 조사보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3%p 떨어졌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12%p 상승했기 때문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렇다 보니 민주당으로서도 다급해진 모습이다. 장기화 된 코로나19 상황도 부담스러운데,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기에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지를 담았던 ‘위드 코로나’가 사실상 ‘철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당장 여권은 흔들리는 민심을 다독이고 나섰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모 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환자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확보 등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사과에 나섰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또다시 일상을 멈추고 생활의 불편과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며 “16일간 멈춤 동안, 코로나 의료 대응 체계를 더욱 단단하게 재정비하고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게 강력한 민생대책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을 둘러싼 공방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또다시 반복된 거리 두기로 이들의 반발이 극심해지는 만큼 여야 모두 이들을 달래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 ‘선지원 후정산’을 언급하며 ‘빠른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원론적인 공감은 하면서도 민주당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 보상하고 나중에 정산한다는 얘기는 말은 쉽지만 간단하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방역예산과 정부 예비비를 우선 활용해 자영업자 긴급 피해 보상에 임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추경 같은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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