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3일 진행된 여야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와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정조준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이 후보의 답변이 ‘동문서답’이라는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는 토론하자고 큰소리치더니 자신감 있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답변을 회피하고 억지 궤변으로 일관했다”며 “지도자다운 의연함 없이 상대방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얄팍한 언어유희를 보여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장동 게이트 관련 윤석열 후보의 송곳 질문에 이 후보는 답변 대신 국감에서 검증됐다는 발언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이미 국감에서 위증으로 고발당하고도 윤 후보가 이득을 얻었다는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을 주장하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교묘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 토론 전략이 아니었다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방송 3사 주관으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이 후보가 설계자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이 후보는 궁극적 원인을 ‘국민의힘의 방해’라고 받아쳤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이미 국정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검증이 완료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질문의 본질은 회피한 채 ‘동문서답’을 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동문서답 끝판왕의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대장동 이슈가 나오면 질문자가 누구든 간에 말을 돌리기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무능해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고백하는 것이 의혹에 대한 답변을 원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였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본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방해가 없었다면 100% 환수가 가능했다고 우기고 있다″며 ″몇 개월이나 지나도록 어떤 논리나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개발이익 70%를 환수했다고 되풀이하는 이 후보는 도대체 국민 수준을 어떻게 보길래 이토록 무성의한 태도로 허위사실을 고수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이 사실상 윤 후보의 ‘판정승’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후보가 많은 분들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굉장히 뛰어난 토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단연코 1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 대해 평가할 때 학습능력이 굉장히 빠르다, 정치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빠르다고 말씀드렸는데 어제 토론에서 기세 싸움에 있어서 확실히 검찰총장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에 대해 “초반에 대장동으로 가면서 본인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나중에는 답하지 않겠다는 얘기 비슷한 것도 했다‘며 ”굉장히 위축된 자세를 보였던 거 같아서 3등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