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이하 웹젠위드)가 오는 5월 2일 파업에 나선다. 현재 파업 규모, 방식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파업 실행 2주간 이를 논의하고 웹젠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 기자회견에 참석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와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카카오, 포스코ICT, 한글과컴퓨터 등 IT위원회가 참여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송가영 기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이하 웹젠위드)가 오는 5월 2일 파업에 나선다. 현재 파업 규모, 방식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파업 실행 2주간 이를 논의하고 웹젠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 기자회견에 참석한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와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카카오, 포스코ICT, 한글과컴퓨터 등 IT위원회가 참여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송가영 기자

시사위크|판교=송가영 기자  웹젠으로부터 시작된 연봉 인상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직군별, 기업 규모별 등에 따라 연봉이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연봉의 함정’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 불만이 적지 않았던 만큼 반발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국내 게임 업계 최초 파업… 웹젠, 논란 확산 막을까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18일 오전 웹젠 본사 앞에서 웹젠의 임금 협상과 관련해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의 대화 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화섬식품노조의 박영준 수도권지부장과 노영호 웹젠 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네이버, 카카오, 포스코ICT, 한글과컴퓨터 등 IT위원회 지회장들도 연대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노 지회장은 “마지막 협상 이후 일주일이 지났다. 회사에서는 어떤 양보안도 없이 쟁의권 내려놓고 이야기하자고 한다”며 “선을 그은 대표에게 우리도 선을 긋고 보여주고 첫 파업을 성공으로 이끌자”고 말했다.

이어 “웹젠을 사랑해주는 이용자분들에게도 사죄의 약속을 드린다. 힘 닿는대로 회사에 타격을 주려고 한다”며 “노조지회장이기 이전에 개발자고 게이머다. 일터를 떠나더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겠다. 투쟁이 승리로 끝나고 회사가 보다 많은 인재를 품을 때 보다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2일부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이하 웹젠위드)는 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지난 9일 웹젠법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 92.78%, 찬성 872.2%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웹젠위드는 파업 시행일까지 파업 규모와 방식 등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노 지회장은 “기다리는 것은 끝났다. 5월 2일까지 파업을 어떻게 할지 준비한다”며 “어떤 분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보고 있다. 시즌 업데이트와 개발 등 부서별로 바쁜 타이밍이 있는데 이에 따라 결정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웹젠위드와 사측은 각 요구안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웹젠위드는 연봉 1,000만원 일괄 지급에서 ‘평균 16%, 인상, 일시금 200만원 지급’을 수정안으로 내세웠고 사측은 ‘평균 10% 인상, B등급 200만원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웹젠위드는 사측이 통보하듯 문서를 보여주고 대화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 지회장은 “조정의 여지없이 평균 10% 인상안을 최종 제안했다”며 “파업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맞나 싶다. 회사가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웹젠으로부터 불거진 ‘평균 연봉의 함정’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웹젠을 비롯해 △넥슨 △엔씨소프트 △컴투스홀딩스 △컴투스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 업계가 높은 연봉 인상을 약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성장세를 견인한데 따른 보상 차원이다.

그러나 소수의 임직원이 더 많은 연봉을 가져가 평균이 오르는 평균 연봉의 함정이 적지 않은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웹젠위드의 행보를 지지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총 1,047명의 게임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월소득을 조사한 결과 직군에 따라 프로듀서(PD), 아트 디렉터(AD) 등 디렉터급의 월급과 △본부장 △실장 △팀장 △파트장 등 부서장급과 유사한 임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외의 직군은 모두 디렉터급보다 적은 월급을 받았다. 특히 △품질보증(QA) △운영 △관리(CS) 직군은 디렉터급보다 월급이 약 67만원 적은 것으로 집계되며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다.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직군은 약 61만원, 기타 직군은 약 46만원, 기획 직군은 약 4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 각 사별로 다른 연봉 책정 방식 등을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하면 격차는 이보다 더욱 벌어질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웹젠위드는 사측의 제안에 따라 연봉을 3번 인상할 경우 넥슨의 평균 연봉도 따라잡지 못한다고 밝혔다.

웹젠위드가 국내 게임 업계 최초 파업 실행을 앞두고 있고 업계의 평균 연봉의 함정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업계에서는 각 사에서도 이에 동참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웹젠도 이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사태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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