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실적 부진에 이어 임금 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 파업 결의 이슈까지 겹치며 악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게임을 비롯한 신사업 확장을 예고한 만큼 내부 역량 결집이 절실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홈페이지
웹젠이 실적 부진에 이어 임금 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 파업 결의 이슈까지 겹치며 악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게임을 비롯한 신사업 확장을 예고한 만큼 내부 역량 결집이 절실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홈페이지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웹젠이 실적 부진에 이어 임금 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 파업 결의 이슈까지 겹치며 악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게임을 비롯한 신사업 확장을 예고한 만큼 내부 역량 결집이 절실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웹젠, 동종업계 대비 연봉 낮아… 대화 의지 강해

1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웹젠위드)가 게임 업계 최초로 파업 쟁의를 결의했다. 이번 파업 쟁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일 웹젠노조는 노조 설립 이후 첫 오프라인 단체행동을 열고 임금 교섭 결렬에 따른 김태영 웹젠 대표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했다. 

웹젠위드는 지난해 연봉과 성과급을 더해 평균 2,000만원 인상을 밝힌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웹젠은 국내 게임 업계에 불었던 연봉 인상 흐름에 맞춰 연봉을 평균 2,000만원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반 직원들이 2,000만원보다 낮은 100만원 단위의 인상만이 이뤄졌다고 웹젠위드는 주장한다. 

더군다나 웹젠 직원들의 연봉은 동종업계 경쟁사 대비 중위 연봉이 1,000만원 이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웹젠위드는 협상에 앞서 회사에 자료를 요청했으나 사측은 중위연봉 평균 상승률과 팀장 이하 전체 평균 상승률만 %로 제공했다. 

사측이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음에 따라 웹젠위드가 자체적으로 내부 중위연봉을 조사한 결과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739만원으로 추산됐다. 지난 2월 기준 웹젠 직원수 541명, 국민연금 총 납부액 1억9,594만원 등을 계산해 직원 1인당 평균 월급은 약 400만원, 연봉은 약 4,800만원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카카오 등 동종업계가 6,000만원대를 받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약 1,400만원 가량 차이난다. 

이에 따라 웹젠위드는 올해 1월 현재 사측에 직원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과 인센티브 총액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또한 최초 1,000만원을 일괄 인상하고 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최소 인상 보장 금액을 정하고 평가 등급에 따라 추가 인상폭을 정하는 수정안도 사측에 제시했다. 

그럼에도 사측이 이를 듣지 않고 있다고 웹젠위드는 주장한다. 웹젠위드에 따르면 연봉 협상 등 노조와의 협상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인재문화실은 개별 직원 인사 평가 등급에 따라 인상폭을 정하는 방식으로 평균 10% 인상을 고수하고 있고 요구한 정보에 대한 제공도 “신중히 고려 중”이라고만 답했다. 

웹젠위드는 사측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노조의 존재를 인정받음과 동시에 ‘교섭’의 형태로 임금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만약 사측이 끝까지 대화를 거부할 경우 최종적으로 파업을 실행한다는 의지도 강하다. 

웹젠위드는 오는 12일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이버, 카카오 등 판교에 위치한 화섬식품노조 IT 위원회들과 파업 시점,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웹젠을 비롯해 업계 전반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노영호 웹젠위드지회장은 “파업 쟁의를 급하게 실행할 생각은 없고 우선은 대화를 하겠다. (파업 전에는) 대화가 되기를 바란다”며 “쟁의권을 사용할 준비는 됐다.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고 사측과 대화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사측‧노조 입장 엇갈려… 합의점 찾고 역량 모을까

웹젠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봉 협상을 박차고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노조 측이며 사측은 언제든지 대화의 창구가 열려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김 대표가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인재문화실이 그동안 전권을 갖고 협상해왔다. 노조가 다시 돌아와서 대화를 통해 해결했으면 한다”며 “웹젠은 서비스, 게임 개발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에서 적절히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웹젠 사태의 장기화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파업으로 올해 선보일 신작 개발과 신사업 확장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웹젠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8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볼 때 감소폭이 크지 않으나 웹젠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뮤’의 연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차기 신작 라인업도 보이지 않고 있다. 

웹젠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웹젠블루락, 웹젠노바 등 개발 자회사 개발 중인 5개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며 블록체인 등 신사업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위메이드와 위믹스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의 접목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자체 블록체인 기술과 사업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 결렬을 시작으로 노조 파업까지 이어질 경우 인력 공백이 발생, 성장세를 견인하기 위한 웹젠의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나온다. 전사 역량을 집중해도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웹젠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업계에서는 내놓는다. 

현재 사측도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웹젠이 노조의 파업이 성장과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을 것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봉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고 성장세를 견인하기 위한 역량 결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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