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과 웹젠노조가 12일 임금협상 중재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동안 양측이 제시한 안에서 좁히지 못한 가운데 이날 간담회를 통해 다음주부터 2주 동안 집중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송가영 기자
웹젠과 웹젠노조가 12일 임금협상 중재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동안 양측이 제시한 안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이날 간담회를 통해 다음주부터 2주 동안 집중 교섭을 통해 임협을 풀어가자는데 뜻을 모았다. / 사진=송가영 기자

시사위크|여의도=송가영 기자  웹젠이 웹젠노조와 임금협상을 위한 중재 테이블에 앉았다. 웹젠노조의 파업 의지가 강력한 반면 웹젠은 신작 출시, 신사업 확장 등을 통해 부진 극복에 힘을 실어야하는 가운데 집중교섭을 통해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간다는 계획이다.  

◇ 임협 장기화 따른 간담회 개최… 노조 “이런 결과 유감”

웹젠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이하 웹젠위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노사 상생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노조 측은 노영호 웹젠 지회장과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이 참석했고, 웹젠 측에서는 인재문화실 소속 오현승 실장, 한정훈 팀장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이상헌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원활한 임협을 목표로 개최됐다. 현재 웹젠위드는 연봉 1,000만원 일괄 지급에서 ‘평균 16%, 인상, 일시금 200만원 지급’ 수정안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평균 10% 인상, B등급 200만원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요구안에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화, 웹젠위드가 지난 2일부터 파업을 공식적으로 실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중재 테이블 제안에 웹젠위드는 파업을 미루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오현승 웹젠 인재문화실 실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교섭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게임사는 흥행한 게임의 수익으로 고용 안정을 준비하고 신작 게임 제작, 기술 개발을 한다”며 “사업적 리스크가 큰 흥행 산업의 특성상 자사의 현안을 감안해달라. 노사대화를 통해 임금교섭을 마무리 짓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웹젠은 임금 수준이 다른 동종업계 대비 매우 낮아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이직함으로써 기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웹젠 노동자들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이야기 나누고 노사간 합의를 잘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화로 해결이 안 돼 간담회까지 왔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형식적이지 않고 실제로 노사간에 이견 좁힐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2주간 집중교섭 진행… 을지로위원회 “양측 해결 의지 있어”

이날 중재 간담회를 통해 노사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2주간 집중 교섭에 돌입한다. 웹젠위드는 사측도 임협을 빠르게 마무리 짓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만큼 오는 13일부터 사측과 다시 접촉해 집중 교섭 일정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노영호 웹젠 지회장은 “파업 등 투쟁은 보류하고 웹젠도 오늘 이야기한 것에서 진전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며 “노조는 집중 교섭을 할 의향이 있다. 중재 간담회라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으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관심이 있고 국회에서도 주시하는 문제다보니 웹젠도 기존에는 러프하게 대응했는데 이제부터는 집중적으로 대응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아직까지는 물꼬를 텄다는 정도로 봐달라. 실제로 교섭이 잘 될지는 진행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웹젠도 2주간 집중 교섭에 적극 나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웹젠 관계자는 “집중 교섭 기간 동안 우리도 적극 협상에 나설 의지가 있다”며 “이번 간담회로 양측의 의견을 확인했고 말미에는 서로의 의견을 많이 듣게 됐다는 이야기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중재 간담회를 이끈 을지로위원회와 각 의원실은 2주간 진행될 노사 집중 교섭을 우선 예의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정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조가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웹젠은 파업을 시작하면 인력을 잡을 수가 없다. 악순환이 되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특수성을 감안해 중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웹젠과 노조 측 말을 들어봐도 양측 모두 이 상황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웹젠과 노조가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기간이 2주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집중 교섭 기간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 다시 한 번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국회 관계자는 “우선 노사의 집중교섭을 계속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시 개입할 여지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협 기간이 길어지고 파업 등 쟁의 행위가 시작될 경우 노사 모두가 얻을 이익이 없다는 점을 이날 간담회를 통해 확인한 만큼 상반기 중으로는 해결하는데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을 업계에서는 내놓는다. 

특히 올해 1분기 웹젠이 신작 출시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데다가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 신작 출시 등 전사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른 시일 내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웹젠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22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당기순이익은 187억원으로 4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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