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편도서비스를 선보였던 그린카가 최근 이를 확대하고 나섰다. /그린카
국내 최초로 편도서비스를 선보였던 그린카가 최근 이를 확대하고 나섰다. /그린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가 ‘편도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 그린카는 2015년 국내 카셰어링 업계 최초로 편도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이번 서비스 확대는 최근 쏘카의 행보를 뒤따르는 양상이 됐다. 국내 최초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보이고도 쏘카에게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내줬던 그린카가 또 다시 주도권을 내준 모양새다.

◇ 쏘카가 편도서비스 박차 가하자… 그린카도 서비스 확대

그린카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고 편도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차량을 대여한 곳이 아닌 원하는 곳에 반납할 수 있는 편도서비스의 구성을 확대·개편한 것이다.

새롭게 개편된 그린카의 편도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실질적인 서비스는 ‘프리존 반납 서비스’와 ‘그린존 반납 서비스’ 2개로 볼 수 있다. 프리존 반납 서비스는 이용자가 임의로 선택한 주차 가능한 장소에, 그린존 반납 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그린존(그린카 차량의 대여 및 반납이 이뤄지는 곳)을 선택해 반납할 수 있다. 프리존 반납 서비스는 기본 1만5,000원부터, 그린존 반납 서비스는 기본 8,000원부터 거리별 차등 요금이 적용된다.

나머지 하나인 ‘무료 편도’는 요금이 없지만, 그린카가 대여 그린존과 반납 그린존을 지정한다. 이동이 필요한 차량을 이동시켜주는 대신 무료로 이용 가능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 카셰어링 업계에선 편도서비스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게 됐다. 또 다른 카셰어링 업체 쏘카도 지난 7월부터 2개월 간 편도서비스를 시범운영한 뒤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9월 중순 정식 론칭했다.

이러한 편도서비스는 국내 카셰어링 업계 상황 상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카셰어링 서비스는 렌터카 관련 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보니 ‘반쪽짜리’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각 차량별로 차고지를 지켜야하는 규정 때문에 대여 장소와 반납 장소가 같아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선 차량들이 차고지 제한 없이 이용자들의 필요에 따라 이동 가능해야 하는데, 아직은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린카와 쏘카 등이 선보이고 있는 편도서비스도 실상은 추가요금을 받고 업체 측에서 차량을 대신 이동시켜주는 구조다.

카셰어링 업체들이 최근 편도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보다 본질적인 카셰어링 서비스의 경험을 확대시켜 궁극적으로는 제도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택시대란’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동수단의 대안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린카는 이 같은 편도서비스를 국내 카셰어링 업계 최초로 시작한 바 있다. 2014년 제주 지역에서 ‘올레길 편도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였고, 이듬해인 2015년엔 서울 지역에서 본격적인 편도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엔 부산과 인천, 경기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그린카는 이번 편도서비스 확대와 관련해 “내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그린카 편도 서비스의 이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그린카의 이번 편도서비스 확대는 오히려 서비스 후발주자인 쏘카의 행보를 뒤따르는 모양새가 됐다. 쏘카의 시범운영 및 정식 론칭, 그리고 적극적인 홍보로 편도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으며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다.

또한 그린카의 편도서비스는 규모 면에서도 쏘카에 밀린다. 쏘카는 전국 10개 도시에서 편도서비스를 운영하지만, 그린카는 기존의 서울·부산·인천·경기 지역에서만 운영하며 향후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카는 ‘국내 최초 카셰어링’이란 의미 있는 타이틀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출범한 쏘카에게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초기엔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했으나 이후 주도권을 내주더니 격차가 점차 벌어졌다. 이어 이번엔 편도서비스 부문에서도 쏘카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모양새를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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