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이 국민의힘을 자극했다. 국민의힘은 내에선 “자국을 비하하는 발언”이라고 못마땅한 기류를 드러냈다. 정치권의 본격 책임 공방이 불이 붙는 상황에서 여당은 잼버리를 추진한 전 정부의 잘못도 따져 묻겠다는 모습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의 SNS 글에 대해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국민이 합심을 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으면 격려하고 힘을 주는 말씀을 하셔야지 끝까지 다 실패한 것처럼 사실까지 왜곡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하실 말씀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하셨나”라며 “준비가 부족했던 그 ‘사람’의 대표 주자가 바로 문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임 기간 5년 동안 기반 시설 공정률을 겨우 37% 달성해 놓고, 감히 국격과 긍지를 운운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13일) 페이스북에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며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며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러한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사과’를 가장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는 시선이 역력하다. 하 의원은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발언이라고도 꼬집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잊혀지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이 ‘잼버리 대회로 국격을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라는 유체 이탈 화법을 통해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공식 부인했다”고 했다.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를 둘러싼 여야의 진상 규명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장 이번 잼버리를 추진하고 준비해 온 전 정부의 책임을 띄우는 데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잼버리 준비기간 6년 중 무려 5년을 날려버린 문재인 정부, 일선에서 예산을 집행하며 조직의 실무를 맡았던 전라북도 등 얼핏 상황을 살펴도 관련된 민주당의 책임이 훨씬 더 엄중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가 친 사고라며 모든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돌리는 민주당의 뻔뻔한 모습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며 “전 정부 인사들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사과로 위장된 정치공세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국민 혈세는 어디로 샜는지 등을 명명백백히 밝혀내 지위고하와 소속을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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