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혼란에 부채질을 하며 내심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 뉴시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혼란에 부채질을 하며 내심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에 적극 기름을 붓고 있다. 민주당의 혼란이 가시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26일 이 대표의 구속 영장 심사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옥중 공천’ 언급까지 나오고 있어 국민의힘의 화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혼란 상황에 대해 맹공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사흘간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실로 참담한 실정”이라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인민재판을 방불케 하는 배신자 색출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도 매우 걱정스럽다”며 “이러한 일들은 재판은 법원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에 집중하라는 국민의 뜻에 분명히 역주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진 형국이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오롯이 비명계로 돌렸다. 가결표를 던진 이들을 색출하고 해당 행위로 징계하겠다는 기류도 역력하다. 이에 비명계는 이러한 친명계의 주장 자체가 ‘반민주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가 돌파구 없는 혼란 상황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내심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듯한 분위기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반사적 이익이 있는 것을 부인 하지 않지만 저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를 전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의힘 입장에서) 기대하는 건 민생을 챙기고 국민들의 삶을 챙기는 것”이라며 “반사적 이익으로 여당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 ‘옥중 공천설’까지… 시끄러운 민주당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당장 이날 리얼미터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소폭이지만 동반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긍정 평가가 전주(9월2주차)대비 2.3%p 상승한 37.8%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의 경우 전주대비 2.2%p 오른 37.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은) 당내 기득권 쟁탈전 식으로 번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며 “영역 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수도권 이탈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지금 민주당이 제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발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이 얼마나 위반되느냐”라고 했다.

문제는 오는 26일 이 대표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민주당 일각에선 ‘옥중 공천’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가 구속되는 최악의 수를 맞이할 경우에도 당 대표의 권한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운을 띄운 데 이어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구속영장 여부와 상관없이 이 대표 체제에 변수가 온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이 당장 비명계를 자극하면서 민주당의 혼란은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공세의 날을 세우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구속돼 구치소에서 옥중 공천을 하는 민주당은 최약체 중 최약체”라며 “명분도 없고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버림받은 정당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건 별로(일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가 감옥에 들어가 있을 때 옥중 공천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하는 분들은 자기가 공천하고 싶은 것”이라며 “이 대표를 위한 게 딱히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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