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잇달아 방문하는 순방길에 올랐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이다. 70여 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하는 이번 영국 국빈 방문에서는 신시장 개척 등 ‘경제외교’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랑스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0일 오전 서울 성남공항에서 공군 1호기 편을 이용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이후 첫 국빈 자격으로서 오는 23일까지 3박 4일간 영국에 머무른다. 윤 대통령은 런던에 도착 후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역시 ‘경제외교’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뤄진 순방인 만큼, 영국과 경제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세계 6위·유럽 내 2위의 경제 대국인 영국과의 교역 규모가 유럽 내 타국과 뒤처지는 점은 성과를 기대하는 요인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19일) 브리핑에서 “한국과 영국의 교역 규모는 유럽에서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다음으로 다섯 번째밖에 되지 않는다”며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더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 키워드는 △신시장 확보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무탄소 에너지 연대 등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오는 22일 오전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영국과 비즈니스 창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어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에서 양국 연구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이번 순방에 동참하는 7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영국 길드홀에서 열리는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텔레그래프지와 인터뷰에서 “저와 동행하는 약 70여명의 경제사절단은 국빈방문 기간 동안 영국 기업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영 FTA 개정 협상도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영 FTA가 발효된 지 몇 년이 됐지만 벌써 4~5년 전 사이에 국제 경제·안보 지형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며 “한영 FTA 구조를 다시 업그레이드하는 신규 협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영국 시장에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우방국인 영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의중도 담겨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기간 중 영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에 나선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상·하원 합동회의에 이어 두 번째 영어 연설이다. 리시 수낙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원전·방산·바이오·우주·반도체·해상풍력·청정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수낙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한영 어코드’ 문건이 채택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 이런 어코드 형식의 포괄적 관계 규정 문서를 발표하는 건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 수교 이후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 이어 프랑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앞두고 현장 투표하는 회원국 정상들과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정상 차원의 전략적 아웃리치는 지지 미정국과 부동표의 표심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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